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유행으로 올해 미국에서 최대 9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미국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가 내다봤다.

미국에서 계절성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평균 3만60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 수는 계절성 독감의 2배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25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자문위는 이날 '개연성 있는 시나리오'라는 보고서를 통해 오는 가을과 겨울 미국 인구의 30∼50%가 신종플루에 감염돼 180만명이 병원 치료를 받으며 3만∼9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문위는 입원 환자 가운데 30만명은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게 되며 집중 치료실 병상의 50∼100%가 신종플루 환자들로 채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문위는 또 신종플루가 새 학기가 시작되는 다음달 초부터 확산될 수 있고 백신 접종자에게 면역력이 생기는 데는 몇 주가 소요된다며 미국 정부의 계획에 따라 10월 중순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 이미 늦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자문위는 미국 정부가 제약사에서 백신이 생산되는대로 출하하도록 해 내달 중순까지 최대 4000만명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보건부는 10월 중순까지 4500만회분의 백신이 마련될 것이며 12월까지 임산부나 의료요원, 어린이 등 적어도 1억6000만명에게 백신을 투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프랑스의 전염병학자 앙투안 플라오가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종플루의 경우 폐렴 감염 등 부차적인 원인이 아닌 신종플루 바이러스 자체 만으로 사망을 일으킬 확률이 계절성 독감의 10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잠재적인 독성을 가리키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플라오는 지적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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