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계열사의 '비지오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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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TV패널 단골손님
전자, 북미시장 LCD TV 라이벌
전자, 북미시장 LCD TV 라이벌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비지오 딜레마'에 빠졌다. 비지오는 중국계 미국회사로 글로벌 TV 시장의 '잠룡(潛龍)'으로 꼽힌다. 지난 1분기에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북미 LCD(액정표시장치) TV 시장을 공략,삼성과 LG를 제치고 현지 시장 점유율 1위(21.6% · 출하량 기준)를 기록했다.
이 회사를 대하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시각은 판이하다. 디스플레이에 비지오는 매년 전체 TV용 패널의 12~13%를 사가는 단골손님이다. 반면 전자에는 삼성만큼이나 무서운 LCD TV 시장 경쟁자다. 특히 전통적인 전자의 텃밭인 중소형 LCD TV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비지오가 오는 9월 LED(발광다이오드) TV를 내놓으면 프리미엄 시장으로 전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비지오를 둘러싼 전자와 디스플레이의 입장차이가 첨예해진 것은 지난 2분기부터 시작된 LCD 패널 품귀 현상 때문이다. 전자는 최근 하반기 500만장의 LCD 패널을 대만과 일본 업체들로부터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물량 구입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전자 관계자는 "올해 LCD TV 판매 목표로 삼은 1800만대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디스플레이가 얼마만큼의 패널을 공급해주느냐에 달려 있다"며 "비지오에 공급하는 물량 중 일부를 전자로 돌려줬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전자 일각에서는 LG 전체의 장래를 위해 비지오와 손을 끊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전자 관계자는 "LG가 패널과 TV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체제를 구축한 것은 지금과 같은 패널 수급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며 "모회사에도 공급하지 못하는 패널을 경쟁 업체에 납품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는 패널 호황기 이후를 감안해 판매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비지오와 같은 큰 손님을 잃으면 LCD TV 경기가 주춤했을 때 큰 손실을 입게 된다"며 "단기적으로 전자의 패널 수급이 어렵다고 기존 고객을 내쫓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이 회사를 대하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시각은 판이하다. 디스플레이에 비지오는 매년 전체 TV용 패널의 12~13%를 사가는 단골손님이다. 반면 전자에는 삼성만큼이나 무서운 LCD TV 시장 경쟁자다. 특히 전통적인 전자의 텃밭인 중소형 LCD TV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비지오가 오는 9월 LED(발광다이오드) TV를 내놓으면 프리미엄 시장으로 전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비지오를 둘러싼 전자와 디스플레이의 입장차이가 첨예해진 것은 지난 2분기부터 시작된 LCD 패널 품귀 현상 때문이다. 전자는 최근 하반기 500만장의 LCD 패널을 대만과 일본 업체들로부터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물량 구입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전자 관계자는 "올해 LCD TV 판매 목표로 삼은 1800만대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디스플레이가 얼마만큼의 패널을 공급해주느냐에 달려 있다"며 "비지오에 공급하는 물량 중 일부를 전자로 돌려줬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전자 일각에서는 LG 전체의 장래를 위해 비지오와 손을 끊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전자 관계자는 "LG가 패널과 TV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체제를 구축한 것은 지금과 같은 패널 수급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며 "모회사에도 공급하지 못하는 패널을 경쟁 업체에 납품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는 패널 호황기 이후를 감안해 판매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비지오와 같은 큰 손님을 잃으면 LCD TV 경기가 주춤했을 때 큰 손실을 입게 된다"며 "단기적으로 전자의 패널 수급이 어렵다고 기존 고객을 내쫓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