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펀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 1800 수준에서 꾸준히 상승을 거듭해 이달 4일에는 3471까지 올라가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가 급반전되면서 열흘 동안 20%나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 기간 5% 수준의 급락이 서너 차례 나타나는 등 열흘 만에 연초 이후 상승분의 절반을 반납,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는 같은 기간 6% 수준의 하락폭을 기록한 홍콩 H증시에 비해서도 매우 부진한 흐름이다.

중국 증시 급락은 크게는 세 가지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올 들어 90%나 상승한 주가가 가장 큰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증시는 예상보다 가파른 상승으로 조정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었다. 따라서 조정에 대한 예측들이 제기돼 왔었고,등락을 거듭하는 주가의 특성상 이번 조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중국 정부의 정책변화에 대한 우려다. 이는 유동성의 힘을 빌려 상승한 중국 증시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대출을 확대하고 소비를 촉진시키는 방법으로 경제성장 기조를 유지해 온 중국 정부의 정책이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는 신규상장 물량의 증가와 비유통주의 물량해제에 대한 우려다. 이는 주식공급의 확대를 의미하며 증시수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다만 경제 상황의 개선에 비해 중국 본토 증시의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상승 추세보다는 점진적인 계단식 상승이 합리적인 기대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향후 2~3년 동안 중국 도시인구의 증가와 소득수준의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소비를 중심으로 한 중국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스토리는 유효해 보인다.

따라서 중국 본토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시장의 급락에 민감하게 대응하기 보다는 충분한 시간 여유를 갖고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효과적인 선택일 것이다.

또 중국 본토 펀드에 대한 신규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지금과 같이 큰 폭의 조정이 나타난 시점을 기회로 활용해 볼 만하다.

그러나 중국 본토 펀드에 대한 집중투자보다는 홍콩 H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나 다른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등을 함께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차별화된 시장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과거 중국 본토시장이 보여줬던 가파른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지속적인 중국의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춘 중장기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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