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주석에 담긴 '이익의 이면'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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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적보고서 체크포인트… '요약 재무정보' 오류 많아
지난 2분기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익 성장세가 돋보이는 기업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큰 이익을 낸 점을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어려운 회사 사정을 화려한 숫자로 포장한 경우도 있어 이익 뒤에 감춰진 의미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익 급증 기업도 숫자의 이면을 살펴야
이익의 규모나 증가세는 투자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이익이 늘었다고 해서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이익 급증 기업이라면 우선 연구개발비 항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익을 늘리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과다하게 자산으로 인식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비는 기업이 일시에 매출원가나 판매비와 관리비 등 비용으로 처리할 수도 있지만 향후 매출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자산으로 옮겨 몇 년간 상각할 수 있다.
이두열 우리회계법인 회계사는 "동종업계의 경쟁기업에 비해 자산으로 인식한 연구개발비가 많으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고자산이 갑자기 늘어난 기업들도 주의 대상이다. 매출 변화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재고자산을 늘려 잡으면 매출원가가 떨어져 이익이 급증하게 된다. 이 경우엔 예전 결산보고서를 뒤져 재고자산회전율 등을 면밀히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또 환율 변동에 따라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 등에서 얻어진 평가이익은 실현된 이익이 아닌 만큼 파생상품의 만기와 현금흐름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주석 확인으로 돌발변수 체크해야
전문가들은 특히 주석을 꼼꼼히 볼 것을 조언했다. 기업들이 공시한 상반기 보고서에는 회계법인들이 작성한 상반기 검토보고서가 첨부돼 있다. 검토보고서에 있는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 항목은 일반인들이 보기엔 다소 어렵지만,유용한 정보가 많다. '계속기업의 가정' 항목 등을 통해 회사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키코에 따른 손실 탓에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계장치 제조업체 I사는 회계법인이 지난해 기업의 계속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최동희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는 "주석을 통해 파생상품 계약 규모나 우발채무 등 평소엔 잘 드러나지 않는 회사의 사정을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투자자들이 상반기 보고서에서 가장 먼저 보는 항목인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적에서도 명심할 부분은 있다. 잘못 작성된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에 중요한 숫자는 여러 번 확인해 보는 게 좋다. 많은 투자자들은 간단하게 정리돼 이해가 쉬운 '재무에 관한 사항'의 '요약재무정보' 항목을 많이 참고하지만 여기는 오류도 많아 반드시 부속명세서의 손익계산서를 찾거나 첨부된 검토보고서를 확인해야 한다.
올 상반기에도 유가증권시장의 제조업체인 I사는 계속사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항목에 반기가 아닌 2분기 실적을 잘못 표시했으며, 많은 기업은 계속사업 이익 항목에 법인세 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를 적어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요약재무정보'의 계속사업 이익은 법인세 비용을 차감한 수치로 중단사업이 없을 경우 당기순이익과 같게 된다.
또 보고서를 정정해 손실이 늘어나는 기업도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회계사는 "결산보고서 변경이 잦은 기업들은 한계에 다다른 기업이 대부분"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종목은 아니다"고 조언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큰 이익을 낸 점을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어려운 회사 사정을 화려한 숫자로 포장한 경우도 있어 이익 뒤에 감춰진 의미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익 급증 기업도 숫자의 이면을 살펴야
이익의 규모나 증가세는 투자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이익이 늘었다고 해서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이익 급증 기업이라면 우선 연구개발비 항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익을 늘리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과다하게 자산으로 인식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비는 기업이 일시에 매출원가나 판매비와 관리비 등 비용으로 처리할 수도 있지만 향후 매출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자산으로 옮겨 몇 년간 상각할 수 있다.
이두열 우리회계법인 회계사는 "동종업계의 경쟁기업에 비해 자산으로 인식한 연구개발비가 많으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고자산이 갑자기 늘어난 기업들도 주의 대상이다. 매출 변화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재고자산을 늘려 잡으면 매출원가가 떨어져 이익이 급증하게 된다. 이 경우엔 예전 결산보고서를 뒤져 재고자산회전율 등을 면밀히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또 환율 변동에 따라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 등에서 얻어진 평가이익은 실현된 이익이 아닌 만큼 파생상품의 만기와 현금흐름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주석 확인으로 돌발변수 체크해야
전문가들은 특히 주석을 꼼꼼히 볼 것을 조언했다. 기업들이 공시한 상반기 보고서에는 회계법인들이 작성한 상반기 검토보고서가 첨부돼 있다. 검토보고서에 있는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 항목은 일반인들이 보기엔 다소 어렵지만,유용한 정보가 많다. '계속기업의 가정' 항목 등을 통해 회사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키코에 따른 손실 탓에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계장치 제조업체 I사는 회계법인이 지난해 기업의 계속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최동희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는 "주석을 통해 파생상품 계약 규모나 우발채무 등 평소엔 잘 드러나지 않는 회사의 사정을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투자자들이 상반기 보고서에서 가장 먼저 보는 항목인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적에서도 명심할 부분은 있다. 잘못 작성된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에 중요한 숫자는 여러 번 확인해 보는 게 좋다. 많은 투자자들은 간단하게 정리돼 이해가 쉬운 '재무에 관한 사항'의 '요약재무정보' 항목을 많이 참고하지만 여기는 오류도 많아 반드시 부속명세서의 손익계산서를 찾거나 첨부된 검토보고서를 확인해야 한다.
올 상반기에도 유가증권시장의 제조업체인 I사는 계속사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항목에 반기가 아닌 2분기 실적을 잘못 표시했으며, 많은 기업은 계속사업 이익 항목에 법인세 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를 적어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요약재무정보'의 계속사업 이익은 법인세 비용을 차감한 수치로 중단사업이 없을 경우 당기순이익과 같게 된다.
또 보고서를 정정해 손실이 늘어나는 기업도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회계사는 "결산보고서 변경이 잦은 기업들은 한계에 다다른 기업이 대부분"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종목은 아니다"고 조언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