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개선된 상장사들의 주가가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영업이익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첫 번째 척도로 꼽히지만 올해는 환율이 주가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영업활동 위축이 우려되면서 주당순이익(EPS)이 투자 잣대로 각광받았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12월 결산법인 569개사 중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257곳의 주가(18일 종가 기준)는 올 들어 평균 65.13% 오르며 전체 평균(53.93%)보다 11.2%포인트 초과상승했다.

또 영업이익이 증가한 268개사의 주가는 평균 62.98% 상승해 평균을 9.05%포인트 웃돌았고,매출이 늘어난 277개사는 56.22% 상승해 2.29%포인트 웃도는 데 그쳤다.

거래소 관계자는 "실적이 개선된 기업의 주가상승률이 평균보다 높았고 특히 순이익 영업이익 매출액 순으로 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대한유화의 경우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4555%나 급증한 761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여 주가도 160.74% 급등했다. 금양 동양석판 일신석재 덕성 조비 선진 대덕GDS 등도 순이익 급증으로 주가 상승률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매출이 많이 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투자자들도 주당순이익(EPS)이 얼마나 늘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주가는 평균을 밑도는 기업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에스동서는 상반기 순이익이 133억원으로 2727% 늘었지만 주가는 17.73% 올라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MH에탄올과 한국석유공업은 각각 순이익이 600% 넘게 급증했지만 주가는 2~3% 하락했다.

이외에 우성사료 동아에스텍 삼정펄프 E1 BYC 무림페이퍼 등 가치주들이 상반기 순이익 증가에도 주가 상승이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