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부품주 등 오랜 업황 부진에서 벗어나 '턴어라운드'(대폭 실적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인 대덕전자가 12.87% 급등한 5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창구로 매수주문이 대거 쏟아지면서 하루 거래량이 350만여주로 전날보다 6배 가까이 불어났다. 코스닥 종목인 인터플렉스 역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6210원으로 3% 넘게 올랐다.

휴대폰 및 액정표시장치(LCD) 업황 호전으로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고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휴대폰용 기판과 패키지 매출 증가로 하반기부터 매출과 이익이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대덕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1년 만에 '시장수익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영업이익률 9% 수준을 회복하면서 올해 영업이익은 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늘어나 지난 4년간의 부진한 성장세를 충분히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호평했다. 한진(3.40%)과 대한통운(0.41%) 등 육상운송 업체들도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평가에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하반기 경기 회복으로 물류사업이 침체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택배사업 부문의 수익성도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김영재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솔CSN의 경우 2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며 적정주가 2500원으로 새로 분석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0% 넘게 급등하며 연중 최고가 행진을 벌였지만 이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1385원으로 4.48% 밀려났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전방산업의 호조와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기대감이 부품협력 업체와 후발 업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증시가 단기 과열에 따른 숨고르기 양상을 보임에 따라 이들 '턴어라운드' 종목들이 틈새시장을 이루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대우증권은 수년간 지속된 불황에서 탈피하며 재평가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시멘트와 타이어 제지 관련주를 꼽았다.

성신양회의 경우 올해 7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고,한일시멘트 역시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이 각각 338%와 28%가량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증권사 전승훈 연구원은 "황금에스티 등 스테인리스 업체들도 2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니켈가격과 수요 증가로 수혜를 톡톡히 입을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됨에 따라 3분기 이후 실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며 "흑자전환 등 향후 실적이 두드러지게 개선되는 종목들은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