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이 현대그룹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한 5개항의 교류사업에 합의한 것과 관련,"조그만 제스처이지 본질적으로 충분한 조치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간의 새로운 대화의 문을 열 수도 있는 조그만 제스처로 환영할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런 주변적 조치들이 본질적으로 충분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계속 언급해왔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2005년 합의한 공동성명에 따라 비핵화를 위한 되돌릴 수 없는 결정적 조치들을 취하는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크롤리 차관보는 "그것이 바로 북한이 지금보다 다른 방향으로 가기로 근본적인 계산을 했음을 보여줄 것이며,우리가 기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미국 여기자 2명을 석방한 데 이어 현대아산 직원도 석방하고 현대그룹과 대북사업을 재개키로 하는 일련의 유화적 조치를 취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 같은 행동의 배경에 대해 "누가 알겠느냐"면서도 "북한이 정치적 압력이나 경제적 압력,아니면 이들 둘 다의 압력을 느끼는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필립 골드버그 대북제재 조정관이 지난주 언급한 대로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1874호를 완전히 이행하고,사실상 이런 압력이 북한의 관심을 끌도록 하기 위해 역내 국가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골드버그 조정관도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해 "유엔의 대북제재가 북한에 호전적인 행동을 재고해 외교 석상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신호라면 우리는 이를 환영한다"며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공개로 만날 예정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대화 내용과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 등을 브리핑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