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올 들어 한국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식을 582만여주 사들였다. 지분율은 연초 43.04%에서 지난 17일 기준으로 47%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23일 44만2000원을 연중저점으로 반등을 시작,70만원대를 돌파해 역사적 고점(76만4000원)에 근접하고 있다. 연중저점 대비 상승률은 61%로 지수 상승률(55.4%)을 훌쩍 뛰어넘는다. 올 들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전자 339만주를 누적 순매도한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 뚜렷해진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7%에 달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수는 코스피지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외국인들의 '러브콜'은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계기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우월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4대 주력 사업군인 반도체,LCD(액정디스플레이),휴대폰,디지털가전 등 전 부문에서 원가경쟁력 및 제품경쟁력이 강화돼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흑자전환한 반도체와 LCD부문은 3분기 실적호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며 휴대폰은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노키아와의 점유율 차이를 갈수록 좁혀가고 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반도체부문에서 메모리산업의 구조조정으로 공급량 증가가 둔화됐고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시스템LSI 사업은 지난 2분기 정상궤도에 진입했으며 △휴대폰 · 디지털가전 분야 해외 생산 · 판매법인의 실적호조로 지분법평가이익이 급증한 점 등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런 기대감은 실적예상치 상향조정으로도 그대로 이어진다.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0만원으로 제시한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본사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2009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의 4조6500억원에서 24% 증가한 5조7400억원으로 올려잡았고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10조원에서 12조6500억원으로 26% 상향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원 · 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급락하지 않는 한 2010년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6조950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