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대졸자의 취업 여건이 해마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취업난이 거세지자 아예 취업 활동을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달 고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올초 대졸자 대비 7월 현재 취업자가 61.8%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대졸자 100명 중 61.8명만 취업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7월 취업자 비중은 2005년 66.6%를 기록한 이래 4년째 감소한 것이다.

반면 실업자 비중은 2008년 10.8%에서 올해 10.9%로 0.1%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 비중이 줄어들 경우 실업자 비중도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의 경우 아예 취업 활동을 안 하는 '비경제활동 인구'가 늘어 실업자 비중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실업자 비중을 계산할 때 비경제활동 인구를 빼면 실업자가 늘지 않은 것처럼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노동부에 따르면 연초 졸업자 대비 해당 연도 7월 비경제활동 인구 비중은 2005년 22.6%에서 올해 27.3%로 4.7%포인트나 증가했다. 올초 대졸자 4명 중 1명 이상이 취업 활동조차 포기한 셈이다.

청년층 임금근로자 중 상용직 비중도 크게 줄었다. 2005년 초 졸업한 임금 근로자 중 당해 7월 현재 상용직 근로자는 58.4%였다. 하지만 올초 졸업한 근로자 중 7월 현재 상용직 근로자는 51.7%로 악화됐다.

정원호 노동부 노동시장분석과장은 "대졸자 취업 여건이 양적,질적으로도 매우 악화됐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 침체에 따른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실업급여 신청자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실업급여 심층분석' 자료에 따르면 1~7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69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49만6000명에 비해 20만명(40.3%) 증가했다. 2007~2008년 같은 기간 증가율 16.9%보다 무려 23.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