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여름에는 징검다리 장마에 태풍의 영향까지 겹쳐서 서늘한 편이었지만,다음 주까지는 막판 무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돼 있다. 이럴 때면 바닷가나 수영장에서 물놀이로,그도 안되면 시원한 샤워가 무더위를 식히는 데 제격이다. 하지만 한여름 물놀이를 다녀온 다음 외이염(귓병)으로 병원신세를 지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처럼 귓병 환자가 여름철에 많아지는 것은 아무래도 샤워를 자주하거나 물놀이를 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20세 이하 청소년층 환자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귀에서 통증을 느끼거나 귀입구에서 진물이 나오는 것이 귓병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귀통증은 가려운 느낌부터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극심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염증이 심해지면 외이도가 벌겋게 달아오르며 목에서 림프선이 만져지기도 한다. 귓병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고막이 약해져서 구멍이 생기고 중이로까지 염증이 파급되면 청력장애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노인이나 당뇨환자 그리고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서 녹농균으로 생기는 외이염이 괴사성 외이염으로 발전하는 경우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어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물놀이나 샤워를 하면서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경우 당황하기 쉽다. 하지만 물을 빼내기 위해 면봉 등으로 무리하게 닦아낼 필요는 없다. 물이 들어간 귀를 아래쪽으로 향하게 한 다음 가볍게 흔들어주면 된다. 물이 일부 남아 있을 수 있지만 체온에 의해 천천히 증발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영장에 다녀온 다음 귓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수영장의 관리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수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수영장에서는 물에 녹농균이 번식해 있는 경우가 많다. 녹농균은 포도상구균과 함께 세균성 외이염의 주범이다. 수영장에 따라서는 염소를 지나치게 많이 풀어 넣는 곳도 있는데 염소는 피부의 기름기를 제거하고,점막을 자극해 붓도록 만들며 외이도에서 귀지를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오랫동안 수영장을 이용하면 외이도를 보호하는 귀지가 사라지고 피부를 감싸는 기름기가 빠져 조그만 자극에 쉽게 손상을 입어 귓병이 생기는 것이다. 여름철 귓병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외이도를 자극하는 귀지파기 등을 피하고,지나치게 잦은 수영을 삼가는 게 좋다. 수영장에서 귀마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놀이 뒤의 후유증을 겪지 않기 위해 사전에 작은 예방상식만 알고 있어도 건강한 여름나기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