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에서 여의도로 매일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정준호씨(39)는 요즘 차를 바꿔야 할지 고민이다. 기름값이 다시 오르고 있어 연료효율이 낮은 구식 중형차를 운행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유가 절감을 최우선 순위로 놓고 새차를 장만하려면 어느 차가 좋을까?결론부터 말하면 국산차 중에선 현대자동차의 '베르나 1.5디젤'과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 1.5디젤'이 연비가 가장 높다. 수입차 중에선 혼다자동차의 '시빅 하이브리드'가 가장 우수하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국산차와 수입차를 대상으로 연비를 조사해 봤다.

◆국산 디젤 소형차,연비 '우뚝'

현재 판매 중인 국산차 가운데 베르나 1.5디젤과 프라이드 1.5디젤이 공인연비 ℓ당 18.3㎞(자동 또는 무단변속기 기준,이하 동일)로 가장 높다. 경유를 연료로 쓰기 때문에 두 차량 모두 최고출력 112마력,최대토크 24.5㎏ · m로 비교적 힘이 좋다.

이달부터 판매가 시작된 국산 하이브리드카(석유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차)도 고연비 순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LPG 연료를 쓰는 현대차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ℓ당 17.8㎞를 주행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 주행시 99g으로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를 합쳐 가장 적다. 기아차 '모닝'과 GM대우자동차의 '마티즈' 등의 경차도 연비가 우수하다. '모닝 1.0가솔린'은 연비가 ℓ당 17.4㎞이고,'마티즈 0.8S AT'는 ℓ당 16.6㎞이다. 이들 차량은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한다. 소음이 상대적으로 작고 가속도 부드럽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차 '아반떼 1.6디젤'과 'i30 1.6디젤',기아차 '포르테 1.6디젤' 등 준중형급 디젤차량도 연비가 각각 ℓ당 16.5㎞로 높은 연료효율을 갖고 있다.

2000㏄급 모델 중에선 △GM대우 세단 '라세티 2.0 디젤 AT' △기아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쏘렌토 2.0 디젤 2WD' △현대차 SUV '싼타페 2.0 디젤 2WD' 등이 각각 15.0㎞/ℓ로 1등급 연비를 실현했다. 현대차 '쏘나타 2.0디젤'도 ℓ당 13.4㎞로 2등급 연비다. 2000㏄를 초과하는 국산차 중에서 연비 1등급 차는 '싼타페 2.2 디젤'의 수동변속기 모델이 유일하다.

◆일본계 하이브리드카와 유럽계 디젤차

수입차 중에선 고연비 상위 20위를 일본업체들의 하이브리드와 유럽업체들의 디젤차가 싹쓸이했다. 혼다코리아가 판매하는 시빅 하이브리드는 ℓ당 23.2㎞로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를 통틀어 연비가 가장 좋다. 가솔린을 연료로 사용하는 이 차는 배기량이 1339㏄로,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1591㏄)보다 작다. 도요타의 고급브랜드 렉서스의 하이브리드카인 'RX450h'도 배기량이 3456㏄로 큼에도 불구,공인연비가 16.4㎞/ℓ로 높다. 수입차 통틀어 세 번째다.

디젤 수입차 중엔 한불모터스가 수입 · 판매하는 프랑스 푸조의 '308 1.6 HDi MCP'가 19.5㎞/ℓ로 연비 부문에서 단연 앞서고 있다. 배기량은 1560㏄로,국산차로 치면 준중형급이다. 독일 폭스바겐의 디젤차들도 고연비 상위권 차량이 많다. 배기량이 각각 1968㏄인 'CC 2.0 TDI'와 '골프 2.0 TDI' 등이 대표적이다. CC 2.0 TDI는 ℓ당 16.2㎞,골프 2.0 TDI는 15.7㎞를 달릴 수 있다. 폭스바겐의 '파사트 2.0 TDI'도 연비가 좋은 차량으로 조사됐다. 프리미엄브랜드 중에는 BMW의 디젤차량인 120d,320d,520d가 나란히 ℓ당 15.9㎞의 연비로 수입차 순위 10위권에 포진해 있다. 휘발유 차량 중엔 BMW '미니 쿠퍼'(13.7㎞/ℓ),메르세데스벤츠 'B 200'(12.8㎞/ℓ),아우디 'TT 쿠페 2.0 TFSI'(12.3㎞/ℓ) 등이 연료 효율이 우수한 차들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