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향년 85세로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바로 IT(정보기술) 강국의 실현이다.재임기간 5년간 정보통신 부문에서 양적으로 놀라운 성장을 일궈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시 취임사를 통해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어 정보대국의 토대를 튼튼히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약속한 ‘IT강국 코리아’의 면모는 각종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다. 1998년 1만4000명에 불과했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수는 국민의 정부 마지막해인 2002년엔 1040만명으로 700배 이상 급증했다. 국내 IT산업의 생산 역시 1997년 76조원에서 2002년 189조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국내총생산(GDP)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8.6%에서 2002년엔 14.9%로 확대됐다.IT산업의 GDP 비중은 국민의 정부 기간 중 미국(11.1%)과 일본(9.6%) 등 선진국을 크게 추월하는 계기를 맞게 됐다.이동통신산업 수출은 1998년 18억달러에 미치지 못했지만 2002년에는 114억달러로 급증했고 IT직종 종사자수도 1997년 101만명에서 2002년 122만명으로 증가했다.

김 전 대통령은 국내 인터넷 환경의 초고속 성장에 힘입어 APEC 등 국제회의 참가시 `IT강국의 지도자’로 소개되는 등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면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꿈의 통신’으로 불리는 IMT-2000서비스 분야의 급성장과 CDMA(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을 앞세운 세계수출시장의 공략은 대표적 성과의 하나로 꼽힌다. IT정책자문단ㆍ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 등의 해외 파견활동 등을 통해 IT코리아의 선도적 이미지를 제고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초보단계인 전자정부의 활성화와 벤처육성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벤처비리,‘1ㆍ25인터넷 대란’ 등은 김대중 정부의 IT성과에 흠집을 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았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