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전 회장의 반격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집안의 형제간 소송 논란이 일어나면서 '공동경영 원칙'을 누가 어겼는지가 이 문제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그룹 측은 박 전 회장이 공동경영 원칙을 깨뜨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박 전 회장은 지난 3일 이를 반박하면서 서로 상반된 생각을 내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룹에 따르면 고 박인천 창업주 이후 박성용.정구.삼구.찬구 4형제는 총 10여 개의 조항으로 된 그룹 공동경영 합의문을 작성했습니다. 이 합의문은 이후 몇 차례 수정을 거치긴 했지만 '공동경영'을 핵심 내용으로 이를 어기면 벌칙까지 규정한 계약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1조는 '4가계가 금호그룹에 4분의 1씩 균등 출자해 공동으로 경영한다'는 공동경영의 원칙이 명시됐습니다. 2조에는 '4가계가 그룹을 분할하거나 해체할 수 없다'며 그룹의 계열 분리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습니다. 또 그룹에 참여하면 금호아시아나 외의 타기업 경영에 참여하거나 투자할 수 없도록 하고 이와 함께 별도의 개인 기업도 소유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벌칙까지 규정돼 이 같은 원칙을 어겼을 경우에는 '그룹경영에 참여할 수 없고,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못박았습니다. 원칙은 있지만 누가 이를 어겼는지는 상반되는 상황입니다. 우선 그룹 측은 박찬구 전 회장이 균등했던 지분을 형제들의 동의 없이 임의로 깼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4가계가 똑같이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각 6.11%, 10.01% 갖고 있었는데 지난 6월 박 전 회장 부자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금호산업 주식을 팔고 금호석화 지분을 사들여 '균등 출자'를 깼다는 것입니다. 박 전 회장은 그러나 그룹 측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맞받았습니다. 박삼구 명예회장이 공동경영의 약속을 무시하고 그룹의 경영권을 혼자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독단적으로 행사해 그룹 전체에 엄청난 위기를 초래했다며 그 책임을 형에게 돌렸습니다. 금호석화 주식 추가 취득에 대해서도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금호석화에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결단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전 회장이 공동경영 원칙 위반 책임과 대표이사 해임 무효에 대한 가처분 신청 및 소송 준비에 들어가고 그룹 측의 맞대응이 예상되면서 금호일가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전재홍기자 jhj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