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바캉스族, 미술관서 하룻밤 묵고 가세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파주 구삼미술관 '숙박 전시회' , 칵테일 마시며 감상 '파티 전시회'
등골 오싹해지는 '호러 그림전'도
등골 오싹해지는 '호러 그림전'도
저렴한 비용으로 더위를 피하면서 눈까지 즐겁게 만드는 휴가철 맞춤 전시회가 잇달아 열린다.
구삼미술관의 '아트로드77-한여름 밤의 꿈'전을 비롯해 '요제프 보이스-영남보이스'전,'괴물시대'전,'페르난도 보테로'전 등 굵직한 작품전은 휴가철 도심 미술관이나 화랑에서 더위를 식히며 작품을 감상하는 '아트 바캉스(Art vacation)족'을 겨냥한 전시회다.
미술관에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숙박도 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을 꾸며놓는가 하면 그림과 음악,영화를 연계시킨 이색 프로그램,보기만 해도 더위가 싹 가시는 호러아트(Horror art)기획전 등 형식도 다양하다. 칵테일과 와인을 마시며 그림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파티 형식의 미술전도 등장했다. 불황에 물가 상승이 겹친 요즘 여행을 가지 못한 사람들은 이들 전시장을 찾아 '문화휴가'를 즐겨볼 만하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있는 구삼미술관은 숙박형 한옥 콘도 '구삼재'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주제는 '아트로드 77-한여름 밤의 꿈'(23일까지).서양화가 손장섭 · 안창홍씨의 작품과 1990년대 초반부터 수집한 다양한 인물화 컬렉션 10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명륜동에서 옮겨온 90살 먹은 한옥은 구삼미술관의 작품들을 한층 돋보이게 해주며 간단한 음료와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미니바와 아트숍도 갖춰져있다.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정체불명의 괴생물체들을 모은 '호러 아트'그림전(30일까지)은 덕수궁 옆 서울시립미술관에 마련됐다. 여름 시즌을 맞아 공포와 전율을 자아내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기획된 전시회다. 오줌을 이용한 장지아의 설치 작업,피부가 벗겨진 사람의 얼굴을 그대로 그려낸 한효석씨의 유화 작품,소통 불능과 재정적 궁핍의 경험을 담은 오치균씨,미라의 얼굴에 박쥐의 날개와 바짝 마른 잎사귀를 접붙여 수분 상태 제로의 기이한 형상을 그린 이승애씨 작품 등이 더위를 싹 가시게 한다.
파티 형식으로 칵테일과 와인을 마시며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개념의 미술전시회도 있다. 서울 청담동의 서울 청담동 화수목 C · T 갤러리에서 열리는 '요제프 보이스-영남 보이스'전(9월12일까지)은 휴가철 도심 피서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전시 파티'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독일의 행위예술가 요제프 보이스(1921~1986년)와 가수 겸 화가(일명 畵手) 조영남과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이 전시는 보통 갤러리들의 관람 시간이 오후 5~6시면 끝나는 것과 달리 매일 자정까지 문을 연다. 3만원 정도의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면 마치 스탠딩 파티에 온 것처럼 간단한 주류를 즐기며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이 밖에 미술관에서 점심을 먹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사비나미술관의 '더블액트'전(22일까지),한여름 밤을 음악 선율로 수를 놓을 토포하우스 문형태 개인전의 뮤직마운트 축하공연(9일),국립중앙박물관의 '거울못 재즈 페스티벌'(7,8일)도 아트 바캉스로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