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에 때 아닌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한 친 미래 진영과 삼성투신과 KB운용을 주축으로 한 반 미래에셋 진영간의 감정싸움이 크게 번질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발단은 지난6일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의 기자간담회 자리였습니다. 조 사장은 이날 작심한 듯 "미래에셋의 펀드성적표가 1등 자리에 걸맞는 수준이냐"며 미래에셋의 펀드운용 능력을 깍아내리는 듯한 발언들을 쏟아냈습니다. 선두업체를 상대로 일종의 선전포고를 한셈입니다. 운용사 관계자 (음성변조) "(이런 상황이) 자기(미래)들이 자초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운용을 하게끔 분위기를 만들어서 이런 결과가 온 거 거든요."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에서의 비중은 미래에셋 측이 60%인 반면 반 미래 진영은 30%에 그쳐, 미래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장 선점을 둘러싸고 그동안 친 미래에셋 진영과 삼성투신을 주축으로 한 반 미래 진영간의 반목은 종종 있었습니다. 여기에 KB운용까지 가세하며 미래에셋을 자극하자 미래에셋 측이 즉각 반격에 나선 것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조 사장의 발언 이후 미래에셋이 KB운용 보유 종목을 대거 매도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한 KB운용 관계자는 "우연일 수도 있지만 보유종목을 매도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 "주식이 없어 추가적인 매도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 (음성변조) "(수익률이 안좋아) 일단 미래가 마음의 상처를 입었는데.. 자꾸 누가 건드리니까. K뿐만 아니라 S도 그렇고 말 잘듣던 곳들이 안듣는 거거든요. 몇년 동안은 기분이 나빠도 워낙 시장의 리더라 뭐라 못했는데.." 하지만 미래에셋은 보복성이 짙은 감정적 대응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관련사실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보유종목을 쉽게 사고 팔 수 없을 뿐더러 운용업계 특성상 흔히 나올 수 있는 일종의 루머일 뿐라는 설명입니다. 상반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증권가는 여전히 양측의 충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한 미래에셋 임원이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KB나 삼성 등 반 미래 진영이 가지고 있는 종목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이는 공격을 위한 채비가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미래에셋이 최근 운용인력들을 재정비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주까지 국민연금이 1조5천억원의 자금을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통에 큰 충돌은 없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는 감정싸움의 진위 여부를 떠나 이번 사태를 그동안 미래에셋이 가지고 있던 펀드업계의 주도권을 탈환하기 위한 기싸움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WOW-TV NEWS 김민수입니다. 김민수기자 ms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