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태양광바이오사업 등 미래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을 개척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달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원들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화는 올해 투자예산을 연초 계획보다 12% 늘어난 1조8000억원으로 수정,신사업 분야에 집중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한화는 올해 1조8000억원,내년과 2011년에는 4조7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3년간 투자비를 합치면 총 6조5000억원에 이른다.

우선 기존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에는 올해 총 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석유화학은 석유화학제품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과 저렴한 원료 획득이 가능한 중동 지역에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화석유화학은 최근 중국 닝보에 PVC 공장을,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지역에 연산 32만5000t 규모의 폴리에틸렌(PE) 공장을 각각 건립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레저부문 계열사인 한화리조트는 태안반도에 세계적 수준의 골프장과 대형 리조트를 건설,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이 한화리조트의 사업경쟁력 강화와 산업시설이 부족한 충청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한화 측은 예상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첨단기술사업 부문의 투자도 확대한다. 한화가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분야는 태양광 분야다. 한화석유화학은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태양광 전지 셀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회사는 1차로 연간 30㎿ 규모의 양산설비를 우선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700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8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매출 규모를 2조원까지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태양전지 셀 제조 사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 · 장기적으로 폴리실리콘-잉곳 · 웨이퍼-태양전지로 이어지는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한화석유화학과 드림파마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항체치료제 사업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한화석유화학 중앙연구소 바이오센터는 2006년 말 항체치료제 개발에 착수,바이오 시밀러 및 신약 항체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임상테스트를 앞두고 있으며 테스트가 끝나는 대로 곧 상업생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한국토지공사로부터 매입한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부지에 1단계로 305억원을 투자,항체치료제 생산시설을 설립할 예정이다. 한화는 해외 제약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제 라이선스 획득과 신약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대기업 중 처음으로 항체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국내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전망도 밝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