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규제 완화로 중국 경제의 보틀넥(병목) 현상을 제거해야 한다. "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사진)이 20일 이렇게 말했다. 규제를 없애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서비스산업을 일으켜야 중국 경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현행 국영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교육 통신 등 기간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없애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저우 행장은 "가계 저축률이 평균 20% 선을 유지한 것과 달리 기업들의 저축률(내부유보)은 2007년 22.9%로 1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올라갔다"며 "기업들의 유보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저축,경상수지 흑자,외환보유액 등이 모두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저축 총액은 1997년 말 4조6279억위안에서 지난 5월 말 현재 25조15억위안으로 증가했다.

저우 행장은 "(기업들이 돈을 쌓아두고 있는) 이 같은 현상은 우편 통신 금융 교육 등의 산업에서 민간 투자가 제한된 게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현재 통신이나 교육 등 국가가 정한 기간산업에 대해선 민간기업의 투자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금융은 민간과 외국인의 투자를 허용하되 지분을 20% 이상 갖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저우 행장은 "투자가 이처럼 제한되면서 민간업체들은 제조업에 투자하거나 현금을 쌓아둘 수밖에 없다"며 "이는 특정 산업 분야에서 공급 과잉을 불러오는 동시에 기업 자금이 비효율적으로 은행에 묶여 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간기업에 대한 투자 규제가 중국 경제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따라서 과감하게 민간기업의 투자 대상을 확대해 균형적인 산업 발전을 이루는 동시에 자금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비스산업의 고용 유발 효과가 크다"며 이 부문에 대한 투자 허용 범위를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출판 분야의 국가 독점을 해제,민간기업 투자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민간기업이 투자를 늘리기 위해선 정부가 가격 통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국제금융공사의 싱지창 연구원은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선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철도 공공서비스 의료 교육 등의 분야에서 요금 제한을 완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