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컨이 이끄는 TV혁명] 26살 리모컨의 진화…삼성의 터치냐, LG의 동작인식이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자업체들의 TV 리모컨 기능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LG전자가 손에 쥐고 있는 리모컨의 움직임을 인식,TV를 조작할 수 있는 LED(발광다이오드) TV를 오는 9월 내놓기로 한 게 신호탄이다. 삼성전자는 휴대폰의 풀 터치 스크린을 응용한 리모컨으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리모컨에 화면을 부착,작은 TV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심 밖의 부속품에 불과했던 리모컨이 제품의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기기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다양한 기능을 갖춘 리모컨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26살 리모컨의 변신
리모컨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컬러TV가 등장한 지 2년 만인 1983년이었다. LG전자가 '하이테크'라는 브라운관 TV에 전원,채널,볼륨 등을 조정할 수 있는 단단한 기능의 리모컨을 제공한 것이 시초였다. 이 제품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드르륵' 소리가 나도록 채널을 돌려줘야 했던 불편함을 해결해줬기 때문이다.
이후 리모컨은 이렇다 할 진화를 보이지 못해왔다. 리모컨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의 숫자가 많아졌을 뿐이다. 미국의 한 업체가 1990년대 말 박수를 쳐 TV를 켜고 끌 수 있는 제품을 내놓긴 했지만 채널 바꿈 버튼과 음량조절 버튼,전화기 버튼처럼 들어가 있는 숫자버튼이 리모컨의 대세를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리모컨에 특별히 더 바라는 점이 없다 보니 큰 변화가 없었다"며 "TV 메이커들이 원가를 줄이기 위해 리모컨 제작을 아웃소싱한 것도 리모컨이 오랜 기간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보여온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리모컨 미니멀리즘
리모컨이 변신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삼성전자가 조약돌 모양의 리모컨을 내놓으면서부터다. 50여개에 달하는 리모컨 기능 중 실제 쓰는 기능은 10가지도 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크기를 줄이고 디자인에 신경을 쓴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리모컨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꿨다. 특히 케이블 TV 업계가 리모컨 단순화에 적극적이다. 케이블 방송업체인 CJ헬로비전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버튼 수를 45개에서 32개로 줄이고,방향키와 메뉴 버튼만으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케이블 방송 수신기용 리모컨을 선보였다.
◆동작인식 vs 풀 터치 스크린
올 들어 세계 전자업계에서는 TV 리모컨의 새로운 기능과 관련, 크게 두 가지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LG전자가 치고나온 동작인식 방식과 삼성이 반격 카드로 준비하고 있는 풀 터치 스크린 방식이 그것이다. 승부가 어느 쪽으로 결정나건 한국 기업들이 각각의 진영을 이끌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터치 스크린 리모컨은 터치폰을 사용하듯 손가락으로 리모컨 화면을 두드려 채널을 바꿀 수 있는 제품이다.
방송 프로그램 편성표를 찾아볼 수도 있고,리모컨 화면으로 TV를 볼 수도 있다. PC와 리모컨을 무선으로 연결해 PC 안에 있는 동영상을 TV 화면으로 불러와 볼 수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터치폰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이 TV를 살 때 터치 리모컨을 선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처럼 동작 인식 기능을 활용한 리모컨을 미는 업체들도 많다. KT는 지난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자사 IPTV인 '쿡(QOOK) TV'용 동작인식 리모컨을 소개했다.
마우스 포인트처럼 화면 속 커서를 움직여 TV화면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관련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전자상거래도 가능하다는 게 KT측 설명이다. 샤프 등 일본 TV 메이커들도 동작 인식 기술을 리모컨에 적용한 신제품을 곧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TV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며 "소비자들이 어떤 리모컨에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1위 경쟁의 승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글로벌 TV업계의 기술경쟁은 LCD,PDP,LED 등 디스플레이(화질)에 초점이 맞춰져 왔으나 소비자들의 니즈를 앞서 이끄는 리모컨으로 경쟁 방향이 급선회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업계 관계자는 "관심 밖의 부속품에 불과했던 리모컨이 제품의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기기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다양한 기능을 갖춘 리모컨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26살 리모컨의 변신
리모컨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컬러TV가 등장한 지 2년 만인 1983년이었다. LG전자가 '하이테크'라는 브라운관 TV에 전원,채널,볼륨 등을 조정할 수 있는 단단한 기능의 리모컨을 제공한 것이 시초였다. 이 제품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드르륵' 소리가 나도록 채널을 돌려줘야 했던 불편함을 해결해줬기 때문이다.
이후 리모컨은 이렇다 할 진화를 보이지 못해왔다. 리모컨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의 숫자가 많아졌을 뿐이다. 미국의 한 업체가 1990년대 말 박수를 쳐 TV를 켜고 끌 수 있는 제품을 내놓긴 했지만 채널 바꿈 버튼과 음량조절 버튼,전화기 버튼처럼 들어가 있는 숫자버튼이 리모컨의 대세를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리모컨에 특별히 더 바라는 점이 없다 보니 큰 변화가 없었다"며 "TV 메이커들이 원가를 줄이기 위해 리모컨 제작을 아웃소싱한 것도 리모컨이 오랜 기간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보여온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리모컨 미니멀리즘
리모컨이 변신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삼성전자가 조약돌 모양의 리모컨을 내놓으면서부터다. 50여개에 달하는 리모컨 기능 중 실제 쓰는 기능은 10가지도 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크기를 줄이고 디자인에 신경을 쓴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리모컨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꿨다. 특히 케이블 TV 업계가 리모컨 단순화에 적극적이다. 케이블 방송업체인 CJ헬로비전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버튼 수를 45개에서 32개로 줄이고,방향키와 메뉴 버튼만으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케이블 방송 수신기용 리모컨을 선보였다.
◆동작인식 vs 풀 터치 스크린
올 들어 세계 전자업계에서는 TV 리모컨의 새로운 기능과 관련, 크게 두 가지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LG전자가 치고나온 동작인식 방식과 삼성이 반격 카드로 준비하고 있는 풀 터치 스크린 방식이 그것이다. 승부가 어느 쪽으로 결정나건 한국 기업들이 각각의 진영을 이끌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터치 스크린 리모컨은 터치폰을 사용하듯 손가락으로 리모컨 화면을 두드려 채널을 바꿀 수 있는 제품이다.
방송 프로그램 편성표를 찾아볼 수도 있고,리모컨 화면으로 TV를 볼 수도 있다. PC와 리모컨을 무선으로 연결해 PC 안에 있는 동영상을 TV 화면으로 불러와 볼 수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터치폰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이 TV를 살 때 터치 리모컨을 선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처럼 동작 인식 기능을 활용한 리모컨을 미는 업체들도 많다. KT는 지난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자사 IPTV인 '쿡(QOOK) TV'용 동작인식 리모컨을 소개했다.
마우스 포인트처럼 화면 속 커서를 움직여 TV화면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관련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전자상거래도 가능하다는 게 KT측 설명이다. 샤프 등 일본 TV 메이커들도 동작 인식 기술을 리모컨에 적용한 신제품을 곧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TV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며 "소비자들이 어떤 리모컨에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1위 경쟁의 승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글로벌 TV업계의 기술경쟁은 LCD,PDP,LED 등 디스플레이(화질)에 초점이 맞춰져 왔으나 소비자들의 니즈를 앞서 이끄는 리모컨으로 경쟁 방향이 급선회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