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오펠 인수' 한판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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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대통령까지 나서…독일 총리도 러에 힘 실어줘
베이징車, 막판 '다크호스'
베이징車, 막판 '다크호스'
"오펠 인수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 "
제너럴모터스(GM)가 유럽 자회사인 오펠 매각을 위한 최종 입찰제안서 제출 시한을 20일로 정한 가운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막판 지원 사격에 나섰다. 그는 지난 16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차 독일 뮌헨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독일과 러시아는 오펠의 미래를 위해 상호협력할 것"이라며 "(러시아 스베르뱅크 지원을 받은 캐나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마그나는 오펠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메르켈 총리는 "마그나 이외의 기업이 오펠을 인수하면 독일 정부의 자금 지원은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에 힘을 실어줬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오펠 인수 전면에 직접 나선 건 마그나와 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뱅크 컨소시엄과 GM 간 인수 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이 오펠 인수전에 가세한 중국 베이징자동차를 의식한 측면이 크다. 오펠 지분 55%를 인수키로 한 마그나와 스베르뱅크 컨소시엄은 지난 5월 오펠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으나 GM 측과의 잦은 의견 마찰로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이를 틈타 베이징자동차가 오펠 인수에 가세하고 사모펀드인 RHJ인터내셔널이 인수 조건을 수정 · 보완하는 등 오펠 인수전이 혼전 양상을 띠게 됐다.
베이징자동차는 이달 초 6억6000만유로(약 9억2300만달러)에 오펠 지분 51%를 인수하는 내용의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베이징차는 20억달러를 투입,중국에 오펠 공장을 건설해 2012년부터 중국 판매용 오펠 자동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리플우드의 벨기에 자회사인 RHJ인터내셔널은 인수 조건으로 독일 정부에 마그나 컨소시엄이 제시한 45억유로보다 낮은 38억유로의 자금 지원 보증을 요청하겠다며 마그나 컨소시엄을 압박하고 있다. 다급해진 러시아는 독일 내 오펠 공장 폐쇄 및 직원 2만5000여명에 대한 감원이 없을 것임을 거듭 약속하며 독일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자동차 산업의 변방에 불과한 중국과 러시아 업체가 오펠 인수전의 주역으로 떠오른 건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세계 자동차업계 재편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최근 상황을 보여준다. JP모건은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제3차 확장기에 진입했다"며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급부상을 예고했다.
지난해 934만대를 생산해 일본에 이어 자동차 생산 세계 2위에 오른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2017년께 중국 시장이 연 1800만대(판매 기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2006년 난징자동차가 영국의 'MG로버'를 사들인 데 이어 최근 텅중중공업이 GM의 '허머'인수에 합의했고 지리자동차는 포드의 '볼보' 인수를 추진 중이다. 브릴리언스와 치루이차 창청차 등은 유럽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이 약한 러시아는 소형차에 강한 오펠 인수를 통해 자동차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가 인수전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
제너럴모터스(GM)가 유럽 자회사인 오펠 매각을 위한 최종 입찰제안서 제출 시한을 20일로 정한 가운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막판 지원 사격에 나섰다. 그는 지난 16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차 독일 뮌헨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독일과 러시아는 오펠의 미래를 위해 상호협력할 것"이라며 "(러시아 스베르뱅크 지원을 받은 캐나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마그나는 오펠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메르켈 총리는 "마그나 이외의 기업이 오펠을 인수하면 독일 정부의 자금 지원은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에 힘을 실어줬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오펠 인수 전면에 직접 나선 건 마그나와 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뱅크 컨소시엄과 GM 간 인수 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이 오펠 인수전에 가세한 중국 베이징자동차를 의식한 측면이 크다. 오펠 지분 55%를 인수키로 한 마그나와 스베르뱅크 컨소시엄은 지난 5월 오펠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으나 GM 측과의 잦은 의견 마찰로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이를 틈타 베이징자동차가 오펠 인수에 가세하고 사모펀드인 RHJ인터내셔널이 인수 조건을 수정 · 보완하는 등 오펠 인수전이 혼전 양상을 띠게 됐다.
베이징자동차는 이달 초 6억6000만유로(약 9억2300만달러)에 오펠 지분 51%를 인수하는 내용의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베이징차는 20억달러를 투입,중국에 오펠 공장을 건설해 2012년부터 중국 판매용 오펠 자동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리플우드의 벨기에 자회사인 RHJ인터내셔널은 인수 조건으로 독일 정부에 마그나 컨소시엄이 제시한 45억유로보다 낮은 38억유로의 자금 지원 보증을 요청하겠다며 마그나 컨소시엄을 압박하고 있다. 다급해진 러시아는 독일 내 오펠 공장 폐쇄 및 직원 2만5000여명에 대한 감원이 없을 것임을 거듭 약속하며 독일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자동차 산업의 변방에 불과한 중국과 러시아 업체가 오펠 인수전의 주역으로 떠오른 건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세계 자동차업계 재편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최근 상황을 보여준다. JP모건은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제3차 확장기에 진입했다"며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급부상을 예고했다.
지난해 934만대를 생산해 일본에 이어 자동차 생산 세계 2위에 오른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2017년께 중국 시장이 연 1800만대(판매 기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2006년 난징자동차가 영국의 'MG로버'를 사들인 데 이어 최근 텅중중공업이 GM의 '허머'인수에 합의했고 지리자동차는 포드의 '볼보' 인수를 추진 중이다. 브릴리언스와 치루이차 창청차 등은 유럽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이 약한 러시아는 소형차에 강한 오펠 인수를 통해 자동차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가 인수전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