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2.5% 급등, 142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최근 3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줬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 모든 시장(선물, 옵션, 코스피, 코스닥)에서 사자에 나서는 등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태도를 잡은 것 같다.

이번 주 초반 증시가 급락한 것은 지난주말 나온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악화로 인한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의구심, 미국 CIT그룹의 파산보호신청 가능성으로 인한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설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 때문이었다.

하나씩 따져보면 우선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는 줄어드는 모습이다. 소비자 신뢰지수에 미국 증시는 크게 반응하지 않은 반면 아시아 증시 등에서 확대 해석되면서 영향을 줬다. 하지만 이후에는 거론 조차되고 있지 않고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나오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수그러들었다.

CIT 파산 얘기도 아직 너무 성급한 것으로 보인다. CIT측이 구제금융을 요청해보고 정부가 받아주지 않으면 파산보호신청을 준비해야할 수 있다는 가정의 가정이 실적 시즌과 맞물리면서 우려를 낳은 측면이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또한 아직은 추측이기 때문에 조금 더 두고봐야한다. 사실이 밝혀진다면 영향을 주겠지만 지금은 일단 제외해도 될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이 예상치를 넘어서는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고 골드만삭스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점 등이 외국인 투자심리에 반영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다시 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가 2% 이상 급등했지만 단번에 박스권을 뚫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완벽한 디커플링은 힘들기 때문에 미국 금융주, 대형 IT주들의 실적 발표가 중요한데, BOA 등 후발주자들이 골드만삭스처럼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실적'에 주안점을 두고 봐야하는 게 맞다. 실적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는 금융이나 IT섹터를 봐야한다. 화학, 자동차, 은행, 증권, 반도체, 휴대폰 업종 등은 여전히 실적 전망치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