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의 아들' 故 김두한의 후계자로 알려진 조일환씨가 지난 13일오후 7시15분쯤 단국대 천안병원에서 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2세.

고인은 17세에 체중 100㎏의 체격으로 '천안곰'이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충남 천안 일대 주먹계를 평정한 뒤 김두한을 만나 그의 후계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워커힐 카지노사건'과 '단지사건', '속리산 카지노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의 현장마다 함께 한 한국 주먹계의 산 증인이다.

지난 1974년 육영수여사 피살사건에 대한 민족적 울분을 토해내며 천안시내 유관순 동상 앞에서 새끼손가락을 잘라 항의한 바 있다. 일명 '단지(斷指)시위'로 인해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우국지사'라는 칭호까지 받았다.

조씨는 1995년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씨의 옥중결혼을 주선하기도 했고,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가 "일환 형님의 뜻을 받들어 후계자 대열에서 경쟁할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등 사실상 국내 폭력조직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2002년 7월 SBS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의 후계자로 그려지면서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2004년에는 폭력과 사기 등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그러나 조씨는 이후 기독교에 귀의해 선교사로 활동해 왔다.

조씨의 부인과 아들도 지난 2005년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 조례안 통과에 앞서 단지(斷指) 시위를 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박경자(70)씨와 아들 승규·범규·인규씨와 딸 수경씨 등 3남1녀를 두었다.

고인의 빈소는 단국대 천안병원 장례식장 9호실, 발인은 17일 오전,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041-550-7180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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