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백스윙 톱에서 클럽이 살짝 도네."

지은희의 스윙을 TV로 자세히 지켜본 골퍼들 중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있다. '아이언 지(Ji)'라고 불릴 만큼 샷 정확도가 높다는 지은희인데,클럽헤드가 백스윙톱에서 살짝 반원을 그리면서 내려오기 때문이다. 요컨대 짐 퓨릭이나 세르히오 가르시아처럼 백스윙과 다운스윙 궤도가 일치하지 않는 '8자 스윙'을 하는 것.지은희의 경우 퓨릭에 비해 그 정도는 미미하지만,백스윙은 목표라인을 따라 곧바로 올라가나 톱에서 라인 바깥으로 나간 뒤 다시 라인 안으로 들어와 임팩트를 하게 되는 것.

부친 지영기씨는 "본인이 그것이 편안하다고 해서 내버려뒀다. 습관이 돼서 그런지 아무런 불편없이 샷만 정확하지 않은가"라며 "각자의 체형이나 습관에 따라 그 나름대로 스윙을 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그런 스윙으로도 2번아이언까지 잘 구사했으나 요즘엔 4번아이언까지만 쓰고 나머지 거리는 우드나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대신한다"고 덧붙였다. 지은희는 페어웨이우드는 2,3,4,5번을,하이브리드는 2,3,4번을 갖추고 대회 코스에 따라 둘을 적절히 조합해 나간다.

지은희가 골프에 입문할 때 그를 가르쳤던 한연희 현 골프국가대표 감독도 "입문 때와 대표 시절에는 교과서적인 스윙이었는데 3~4년 전 호주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보니 스윙이 바뀌어 있더라"며 "그러다 보니 지금은 스윙 자체가 '업라이트'(플레인이 상대적으로 곧추세워진 스윙)해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한 감독은 "은희가 호주에 가서 캐리 웹의 스승에게 지도를 받았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