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AION)'은 한국 온라인게임의 종가라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의 야심작이다. 한국과 중국에서 '아이온 돌풍'을 일으키며 '리니지' 시리즈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아이온은 '영원의 탑 아이온'을 둘러싸고 천족(天族)과 마족(魔族)의 극한 대립,그리고 이들 모두를 위협하는 용족(龍族)과의 무한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4년의 개발 기간 동안 약 230억원이 투입된 대작 게임으로 개임 개발자만 130여명이 투입됐다.

아이온은 리니지 시리즈와 완전히 구별되는 새로운 프랜차이즈로 동서양을 모두 공략하는 월드클래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표방하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프로젝트로 동서양 게이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접점을 분석,디자인 작업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진행했다. 또 세계적인 뉴에이지 뮤지션 양방언씨의 지휘 아래 게임의 신비로운 느낌과 동양적 정서를 세계인의 시각으로 그려냈다.

아이온은 탄탄한 스토리와 방대한 퀘스트(임무수행)를 자랑한다. 동서양 신화 및 설화를 비롯 총 500여권의 문헌을 참고해 1500개 이상의 퀘스트를 담았다. 또 디테일한 묘사를 위해 5000장 이상의 밑그림(원화) 작업과 5500여개에 이르는 효과음이 사용됐다.

아이온은 특히 게이머와 몬스터 또는 게이머와 게이머를 중심으로 전개된 기존의 갈등구조를 'PvPvE',즉 플레이어와 플레이어,인공지능을 지닌 몬스터 등 환경 간 다중적 구조로 확장시켜 영화보다 실감나는 스토리를 펼친다. 천족과 마족을 즐기는 게이머들 사이에 용족이 개입,3개 종족 간 다양한 역학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날개를 달고 전투하는 비행시스템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아이온에서의 비행은 이동이나 퀘스트 진행을 위한 단순 수단이 아닌 전략적 전투나 특정 지역으로 이동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활용된다. 이는 전략적 위치 선점을 위한 노력을 지상뿐 아니라 공중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천계와 마계의 이원적 대립구성과 짜임새 있게 펼쳐지는 스토리가 게임 동영상이나 여러 퀘스트들과 잘 맞물려 완성도 있는 스토리텔링을 구사한다"며 "여기에 지역적 구성과 레벨별로 나뉘어진 미션은 게이머들을 한층 더 게임 속으로 몰입시킨다"고 설명했다.

아이온은 또 온라인 게임 최고 수준의 커스터마이징(게임캐릭터를 자신의 개성에 맞게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유저들이 본인이 이용하게 될 캐릭터의 얼굴,체형,머리 모양,색깔 등을 조합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사실적인 이미지 구현과 배경의 원경 처리에 탁월한 크라이텍사의 크라이엔진을 도입,실감나는 그래픽으로 다이내믹한 자연 환경을 구현했다. 특히 콘솔 게임을 능가할 만큼의 화려한 영상과 미려한 배경 화면은 판타지 세계의 느낌을 잘 살려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아이온의 성공에는 완성도 높은 게임 못지않게 웹서비스도 한몫했다. 아이온 홈페이지는 게임을 접속하는 입구 역할뿐만 아니라 게임 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게임 내 지형 정보는 물론 개임 내 캐릭터들에 대한 정보 및 퀘스트 설명까지 연결시킨 것도 다른 게임 웹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특히 사용자가 참여하는 웹 연동서비스인 위키(wiki) 기반으로 제작된 파워북 서비스는 게임에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 및 공략과 사용자들의 질문,팁과도 연동되도록 제작됐으며 실제 게임 내에서 호출이 가능하다.

아이온은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상용서비스에 들어간 첫날 10만명 동시접속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유료화 후에도 동시접속자수 20만명을 유지하며 월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이온의 성공은 해외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에 진출,동시 접속자 수가 100만명을 웃돌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중 일본과 대만에서 아이온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뒤 올 가을 북미와 유럽지역에서도 상용서비스에 나설 계획이어서 글로벌 흥행 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