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6년여 만에 처음으로 국채가 경매(입찰)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4~5년 전만 해도 국채를 사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은행 창구 앞에서 밤새도록 줄을 서는 풍경이 흔할 만큼 높았던 국채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재정부는 10일 350억위안의 국채 경매를 실시했으나 이 가운데 251억위안만 소화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8일 280억위안의 국채 경매에서 275억위안만 소화된 데 이은 것으로,중국에서 국채 발행이 일부라도 실패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민은행이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일부 회수하고 원자바오 총리가 인플레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인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통화당국이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 상승을 용인할 경우 국채 투자는 매력을 잃게 된다.

중국의 인플레 우려는 핫머니 유입에 따른 외환보유액 증가로 더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6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처음으로 2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핫머니 유입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중국경제평가중심의 리위후이 주임은 경기부양책 덕분에 2분기 성장률이 10%를 웃돌 것이라며 3분기에는 13~15%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6.1%에 그쳤다.

중국의 6월 수출도 전년 동기보다 21.3% 감소,전월(-26.4%)보다는 감소폭이 둔화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수입도 13.2% 줄어 8개월 만에 가장 작은 감소폭을 기록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