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행정부의 2차 경기부양책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버핏 회장은 9일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경기부양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경기 회복 속도에 비춰볼 때 2차 부양책 필요성이 제기되는 게 무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자유낙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회복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미 경제에는 비아그라가 필요하다며 올초 의회의 승인을 받은 787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을 '절반의 비아그라'에 비유했다. 그는 "1차 경기부양책은 절반이 비아그라로,나머지 절반은 사탕으로 채워진 것"이라며 "그것만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핏 회장은 이어 "9.5%까지 치솟은 실업률이 11%까지 올라도 놀랍지 않다"며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 실업률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핏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2차 경기부양책이 아직 필요하지 않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과는 상반된 것이다.

하지만 미 경제학자 대부분은 2차 부양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1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명만이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정부의 첫 경기부양책이 경제에 얼마나 도움을 줬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가운데 53%가 다소 도움이 됐다고 답했으며 더 큰 효과는 앞으로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