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식시장에서 한 가지 메뉴만을 취급하는 한국음식 전문점은 성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음식의 다양한 맛을 보여줄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해야 합니다. "

10년 전 일본에서 한국 가정식 요리를 처음으로 프랜차이즈화해 성공한 '최고야(チエゴヤ)'의 다카하시 데루오 사장(50)은 "일본인들은 단품 메뉴보다는 여러 가지 한국 음식을 맛보기를 원한다" 며 "한국요리를 직수입하지 말고 일본식으로 토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야는 도쿄를 중심으로 29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일본에서 한류붐이 불면서 '한식 마니아'들이 늘어나자 창업을 희망하는 점주들이 급증,회사 측은 목 좋은 곳만 골라 매장을 내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다카하시 사장은 최고야의 성공 비결에 대해 "일본인들 입맛에 맞춘 '한식 식단'을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소비자들은 깊으면서도 진한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의 매운 음식을 도입할 때도 일본식으로 깊게 우려낸 맛을 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카하시 사장은 "10년 전만 해도 일본에는 한식 프랜차이즈가 없었다"며 "프랑스식 · 중국식 체인점은 많았기 때문에 한식을 사업화해도 성공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주쿠 코리아타운에 있는 식당에서 2000엔짜리 비빔밥이 잘 팔리는 것을 보고 한식 프랜차이즈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경영은 일본인인 내가 하지만 요리 개발은 한국 요리사들에게 맡겨 정통 한국맛을 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기에 한국 여행을 많이 한 게 한식 프랜차이즈 사업의 밑거름이 됐다.

다카하시 사장은 일본에 진출할 때 가장 고려할 점에 대해 "삼계탕,감자탕 등 하나의 단품만으론 뿌리를 내리기 어렵다"며 "일본인들은 음식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메뉴를 지속적으로 내놔 방문 빈도를 높이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야의 경우 매장별로 최대 200여종의 단품 메뉴를 준비해 두고 있다. 김치도 각 가맹점에서 직접 담근다. 그는 "한국 음식을 찾는 고객의 70% 이상이 여성인 만큼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펴야 효과가 높다"고 조언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