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회의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정부가 '국제적인 기술협력을 통한 자발적 감축'이라는 기조의 협상 전략을 마련했다.

정부는 6일 열린 녹색성장위원회 4차 회의에서 국가 중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올해 안에 설정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목표는 업계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온실가스 의무감축보다는 자발적인 감축 방안을 기조로 국제 기후변화 협상에 임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 기후회의 협상에 정통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우리 능력에 맞는 자발적인 방식으로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기여하는 쪽으로 협상 전략을 세웠다"며 "한국이 마치 2013년부터 의무감축 대상국에 새로 포함될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은 사실과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산업혁명 이후 150여년간 온실가스를 뿜어온 국가들이 역사적인 책임을 더욱 무겁게 져야 한다"며 "한국은 의무감축국에 들어갈 수 없고 국력에 상응하는 자발적인 기여를 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를 둘러싼 국제협상의 흐름은 △국가별 의무감축 확대를 주장하는 유럽연합 일본 등 선진국(교토체제의 부속서Ⅰ 국가) 그룹 △선진국의 추가적인 의무감축을 주장하는 중국 인도 등 개도국 그룹 △기술혁신을 통한 자발적 감축을 강조하는 미국 중심의 주요국 회의 등으로 나뉘어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본은 특히 기후회의 실무협상 때마다 "한국이 포스트 교토체제에선 의무감축국에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및 중국 기업과 철강 등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 분야에서 경쟁하는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협상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 수 없다"며 "한국은 미래 일정 시점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예상치를 토대로 배출량을 자발적으로 줄여나가 산업계의 타격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녹색위가 산업계 등과 협의를 거쳐 2020년까지의 국가 감축 목표치를 연내 발표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