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액정표시장치·Liquid Crystal Display) 가격이 공급부족 현상으로 크게 치솟고 있다.

6일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7월 들어 LCD 가격은 전 기종에 걸쳐 전월대비 7% 이상 상승, 사상 최고치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노트북용 15.4인치 LCD가 전월대비 4달러(7.4%) 오른 58달러, 모니터용 17인치 와이드도 5달러(7%) 상승한 72달러를 기록했다. 모니터용 19인치는 6달러(8.1%)나 오른 8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TV용 32인치 패널은 15달러(7.7%) 상승, 210달러선을 넘어섰다. 반면 PDP와 핸드폰용 액정 가격은 대부분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42인치 PDP의 경우 지난 4월 238달러에서 209달러로 내려앉은 후 시세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CD패널 가격 폭등의 가장 큰 원인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 이후 시작된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LCD TV 수요가 북미, 유럽, 중국 등 전지역에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기관은 또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폭으로 패널 가격이 올랐다"면서 "모니터용 패널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21.5인치 이상 LCD 패널의 경우 수요가 강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폭이 낮았다.

대만 영자신문인 타이베이타임즈(臺北TIMES)는 "LCD 패널 생산자들이 7월 들어 가격을 8% 가까이 올리고 있다"면서 "이는 가전제품 교체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중국 등 신흥국가에서 TV 교체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북미지역에서도 지난 6월부터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방송으로 전환되며 LCD TV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 성수기인 7월 들어 주문이 밀려들며 공급부족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몇몇 업계 선도업체들은 계절에 따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돈을 더 주고라도 패널 재고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베이타임즈는 "근본적인 이유는 LCD패널의 핵심부품인 유리기판(Glass Substrate)의 공급부족"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LCD 생산업체도 마찬가지다.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선두업체들이 공장 신규라인을 가동하고 있음에도 불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5월 전체 출하량이 전월대비 8.2% 증가한 4240만개를 기록하는 등 출하량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유리기판 수급 차질로 공급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빚고 있다.

이성준 SK증권 산업부문 애널리스트는 "유리기판 업체들의 가동률을 보면 1위 업체인 코닝(Corning)이 대만에 보유한 22개의 용해로 중 10개의 가동을 중단했고, 일본 아사히 글래스도 4개의 용해로 중 2개만을 가동하고 있으며 유휴 중인 용해로를 다시 가동하는데는 2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008년 4분기 극심한 재고조정에 시달렸던 유리기판 생산업체들이 학습효과로 인해 재가동에 소극적일 것"이라며 "패널과 주요 부품들의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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