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호랑이-파란 사자 '벼랑끝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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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PGA AT&T 내셔널 3R, 우즈ㆍ앤서니 김 공동 1위
'타이거의 어퍼컷 세리머니냐,라이언의 포효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4)와 '라이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재미교포 앤서니 김(24 · 나이키골프)이 미국PGA투어 AT&T내셔널 우승컵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김이 프로로 전향한 2006년이래 두 선수가 동반플레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두 선수는 최종일 챔피언조로 편성돼 '우즈-필 미켈슨' 대결 못지않은 비상한 관심을 끈다.
5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콩그레셔널CC(파70)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김은 2타를 줄였고,우즈는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두 선수는 나란히 3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00타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가 됐다. 마이클 알렌과 카메론 베크만이 1타차로,짐 퓨릭과 로드 팸플링은 2타차로,US오픈 챔피언 루카스 글로버가 3타차로 뒤쫓고 있으나 관심은 온통 두 선수에게 쏠려있다. 우즈는 이 대회 호스트이고,김은 지난해 챔피언이다. 우즈가 '태양'이라면 그보다 열살 아래인 김은 '떠오르는 별'이다. 두 선수는 각각 빨강 · 파랑 상의를 입고 6일 오전 3시20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다.
기록상으로는 우즈가 단연 앞선다. 미PGA투어에서 통산 67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즈는 지금까지 3라운드에서 리드를 잡은 48개 대회 가운데 45승을 거뒀다. 93.75%의 높은 승률로 기회가 오면 결코 놓치지 않는다는 뜻.또 마지막날에는 동반플레이어를 주눅들게 하는 '빨강색 카리스마'까지 갖추고 있다. 그에 반해 김은 통산 2승에 세계랭킹은 15위로 우즈에 비할 바가 아니다. 2승도 모두 우즈가 불참한 대회에서 거둔 것이다. 더욱 김은 우즈와 함께 출전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즈보다 좋은 성적을 낸 적이 없다.
그러나 골프는 기록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김에게는 20대의 '패기'와 '져도 밑질 것이 없다'는 여유가 있다. 김은 "어려서부터 이날을 기다리고 꿈꿔 왔다. 우즈가 어려운 상대이기는 하나,지난해 챔피언으로서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겠다"며 결연한 각오를 내비쳤다.
특히 우즈는 가장 어렵다는 11번홀(파4 · 길이445m)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홀 1~3라운드 스코어가 '보기-보기-더블보기'로 이 홀에서만 4오버파를 기록 중이다. 그 반면 김은 이 홀에서 '파-보기-파'(1오버파)로 순조로운 편이다. 우즈가 마지막날 이 홀을 어떻게 통과하느냐도 승부의 관건이 될 듯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