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기업의 개혁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곽채기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 공기업의 구조조정 및 경영혁신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상 · 하수도와 대중교통 등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 공기업"이라며 "국민의 복리후생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방 공기업의 개혁과 경영 내실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지방 공기업의 문제점으로 방만한 조직 운영과 누적된 적자구조 등을 지적했다. 지방 공기업은 1980년 59개에 불과했으나 1990년 181개로 늘었고 2008년 8월 말에는 378개로 증가했다. 종사자 수도 1998년 4만3062명에서 2007년에는 6만1944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곽 교수는 "지방자치제 실시와 함께 지방 공기업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며 "지방 공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자치단체장이 갖게 되면서 경영 감독이 소홀해지는 등 역기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지방 공기업 중 상당수가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기준으로 지방 공기업의 40%가량인 150개가 당기순손실을 냈고 이 중 91개는 3개년도 이상 연속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곽 교수는 "지방 공기업의 대규모 적자와 부채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건전성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곽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 공기업의 광역화와 중복기관 간 통 · 폐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간에 서로 비슷한 성격의 공기업이 있으면 이를 통합함으로써 예산 낭비를 막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시설관리 등의 업무는 민간에 위탁하고 공기업 신설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정성훈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도 공기업 간 기능 중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부처→중앙 공기업→지방 공기업'으로 돼 있는 현재의 체계를 '정부 부처→지방 공기업'으로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한국관광공사가 있고 한국관광공사 아래에 각 지방관광공사가 있는 반면 영국은 관광청 아래에 각 지방관광공사가 직접 연결돼 있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이 정 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기관 간 중복 문제를 해소하면 공기업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재정의 효율적 배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