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휴대폰과 자동차 업체들이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고,백화점에서는 명품 매출이 급증하면서 불황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는 지난달 휴대폰 국내 판매량이 각각 158만대와 100만7000대로 나란히 역대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고 1일 밝혔다.

국내 휴대폰 전체 시장 규모도 지난달 303만대 가량으로 전월(260만5000대)에 비해 16% 가량 크게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출시한 '햅틱' 시리즈는 누적 판매 200만대를 넘어섰다.LG전자가 올해 상반기 내놓은 쿠키폰과 롤리팝폰 역시 각각 하루 최대 1만1000대와 7500대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내수 시장에서 짭짤한 재미를 봤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7만4000대를 팔아 2002년 5월 이후 최대 월 판매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내수 판매가 4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8% 급증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실적에 대해 자동차 업계는 지난달 말로 종료된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와 정부의 경기부양책, 신차 출시 효과 등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내수 지표 중 하나인 백화점 업계 매출도 호조를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고, 현대백화점은 3.6%, 신세계백화점은 17.5%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백화점별 명품 매출 신장률은 신세계백화점 42.1%, 현대백화점 20.2%, 롯데백화점 10.2%에 달해 전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그 밖에 아웃도어, 스포츠 의류, 에어컨, TV, 인테리어 가구 등의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소비 회복 징후는 제조업체들의 체감 경기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를 보면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77로 전달 74에 비해 3포인트 올라가면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전년 동월 이후 1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업황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100 이상이면 반대를 뜻한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CEO들도 불황에서 회복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윤우 삼성전자 DS(부품) 부문 부회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방영된 CEO메시지에서 "상반기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반도체, LCD업계 전반이 매우 힘든 시기를 겪었으나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회복의 가능성이 보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최지성 DMC(세트) 부문 사장은 "상반기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경영성과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DMC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노력한 결과, 점차 불황의 늪을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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