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증시는 줄줄이 발표될 굵직굵직한 경제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6월 실업률에서부터 제조업지수,주택가격지수 등 주요 지표들은 하반기 미 증시의 향방을 재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률이 나쁜 종목을 매도하고,수익률이 좋은 종목을 집중 매수해 상반기 펀드수익률을 결산하는 펀드매니저들의 '윈도 드레싱' 매매까지 겹쳐 증시 변동성은 더 커질 수도 있다.
4일(현지시간)이 독립기념일이어서 미 증시는 3일부터 휴장한다. 거래일수가 4일로 평소보다 하루 단축된다.
경제지표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다음 달 2일 통계가 나올 6월 고용동향이다. 실업률은 지난 5월 9.4%였으나 6월에는 9.6%로 또다시 뛰어오를 것이라는 게 마켓워치나 로이터통신 등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마켓워치와 로이터는 6월에 각각 32만5000개,35만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수개월 내 실업률이 10%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고해 온 터라 시장이 받을 충격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워런 버핏은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보여도 당분간 실업률은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동향 분석업체인 리얼티트랙의 릭 샤가 애널리스트는 "실업률은 주택시장 내에 들어와 있는 덩치 큰 코끼리와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실직자나 실직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주택경기는 쉽게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지뱅커스협회의 제이 브링크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수요는 일자리에 달려 있다"면서 "실업률 하락과 주택경기 회복 기미는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고용지표는 앞으로 주가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가는 지난 3월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을 등에 업고 상승세를 보여오다 최근 조정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내달 2일 실업률 발표에 앞서 30일에는 △S&P/케이스-실러 4월 주택가격 지수 △컨퍼런스보드 6월 소비자신뢰지수,7월1일에는 △ADP 6월 민간고용보고서 △미국공급관리협회(ISM) 6월 제조업지수 △자동차업체별 6월 판매실적 △5월 잠정주택 판매,2일에는 5월 공장주문 지수가 나온다. 로이터/미시간대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0.8이었다. 5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다. 2007년 1월의 96.9보다는 훨씬 낮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힌스데일 어소시에이츠의 폴 놀테 투자책임자는 "경제회복에 대한 확실한 신호가 보이지 않자 주가가 박스권을 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증시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신호들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런 신호가 없으면 주가는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상장사들의 2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은 내달 7일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를 필두로 시작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