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 등을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이 달아오르면서 하반기에 대규모 공급이 예정된 신도시와 뉴타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 탓에 하루 이틀 입주자 모집을 미뤄온 아파트 건설업체들은 최근 되살아난 분양열기를 타고 본격적인 공급채비에 나서고 있어 다음 달부터는 신도시와 뉴타운 곳곳에서 한바탕 '분양대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28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는 하반기에 5만채 이상이 공급된다. 특히 신도시와 뉴타운은 생활 편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지는데다 입지 경쟁력이 좋고 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가 저렴하게 정해지는 경우도 많아 인기를 끌어왔다. 신도시와 뉴타운 아파트 청약이 투자의 '안전벨트'로 여겨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경기도와 인천 신규 아파트는 입주 후 5년간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까지 얻을 수 있다. 올 하반기에 주목할 만한 수도권 신도시와 뉴타운을 인천경제자유구역,2기 신도시,택지지구,뉴타운으로 분류해 정리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와 청라지구는 올 봄부터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상반기 분양시장을 주도했다. 청약경쟁률이 수백 대 1까지 치솟았고 이동식 중개업소인 '떴다방'이 등장하는 과열양상까지 빚어졌다. 하반기에는 송도 청라와 함께 영종하늘도시까지 가세해 모두 1만5000채를 쏟아낸다.

인천국제공항과 연계해 항공물류산업도시를 꿈꾸는 영종하늘도시(1912만㎡)는 물류 비즈니스 레저 문화시설 등을 아우르는 복합도시로 개발된다. 2020년까지 인구 12만명(4만5454채)을 수용할 계획이다. 복합의료단지,운북복합레저단지,용의 · 무의 관광단지,밀라노 디자인시티,영종 브로드웨이 개발사업 등의 개발호재가 있다. 오는 9월에는 한라건설 등 6개 건설업체가 7264채를 동시분양할 예정이다.

한라건설은 A44블록에서 1341채를 선보인다. 동시분양 물량 중 유일한 중대형 단지다. 상업지역과 공공 업무시설이 인접해 편의시설 이용이 쉽다. 북쪽에 공원이 조성된다. 현대건설은 A45블록에 1657채를 공급한다. 공급면적 기준으로 112㎡형만 건설된다. 중심 상업지역과 인접해 있다. 우미건설은 A30블록에 1327채를 내놓고 하반기 중에 A28 · A38블록에서 1285채와 1724채 분양계획을 잡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블루칩'으로 꼽히는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주상복합 아파트를 포함해 4개 단지(2272채)가 입주자를 모집한다. 포스코건설은 송도국제업무지구 D7-1 · D8블록과 D16블록 D24블록 등에서 1986채를 내놓는다. SK건설은 올해가 저물기 전에 M1블록 총 286채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하반기 청라지구 분양물량도 풍성하다. 7개 단지 4427채가 분양일정을 기다리고 있다. 동문건설은 국제업무타운과 접한 서청라 A36블록에 734채를 분양하고 중흥건설은 A28블록에서 60층에 달하는 초고층아파트 760채를 선보인다.

◆2기 신도시

판교신도시가 '대표 선수'격인 2기 신도시는 하반기에 14개 단지 1만2789채가 김포한강신도시 광교신도시 파주신도시 동탄신도시 등에서 분양된다. 2기 신도시는 서울 도심을 기준으로 25~30km 정도 떨어져 서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교통망 확충 계획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녹지율이 높아 쾌적한 주거환경이 기대되는 것이 장점이다.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 · 장기동 · 양촌면 일대에 자리잡은 김포 한강신도시는 16㎞ 정도의 한강변을 따라 자연친화적인 수로도시로 개발된다. 다음 달 김포 한강신도시에서는 3개 단지 2203채가 동시분양된다. KCC건설과 화성산업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중소형 주택을 각각 1090채와 648채 공급한다.

판교와 동탄을 잇는 광교신도시는 녹지율이 41.4%에 달한다. 하반기에 4개 단지 1561채가 분양 대기 중이다. 466채(98~112㎡형)를 공급하는 대한주택공사 휴먼시아 분양이 9월로 잡혀 일정이 가장 이르다.

◆택지지구

신도시보다는 크기가 다소 작지만 일반 택지지구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남양주 별내지구,성남 도촌지구,안양 관양지구,고양 삼송지구,오산 세교지구,의정부 포일지구 광명역세권 등에서 1만2789채가 청약자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남양주 별내지구다. 별내지구 크기는 분당신도시의 4분의 1 규모인 509만㎡로 미니신도시급이다. 별내지구에서는 6개 단지 4044채가 공급된다.

분당생활권에 속하는 성남 도촌지구도 관심 대상이다. 서울 강남권과 쉽게 연결되며 분당선 야탑역과 서울외곽순환도로, 분당~수서 간 고속도로 등이 가깝다. 대한주택공사가 다음 달 633채(97~108㎡)를 내놓는다.

◆서울 뉴타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시세보다 1억원 이상 싸게 공급되는 은평뉴타운에는 청약신청자들이 몰려들 것으로 전망된다. 은평뉴타운은 2지구가 7월에 1349채,3지구는 연말에 1467채가 공급된다. 2지구는 1 · 3지구에 비해 교통여건이 우수해 특히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이 가깝고 통일로와 연서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은평뉴타운은 북한산을 끼고 있어 쾌적한 자연환경을 자랑하지만 교통이 좋지 않다는 약점을 고려해야 한다.

왕십리뉴타운에서는 오는 11월 1 · 2구역에서 전체 2838채 가운데 1105채가 일반 분양된다. 대표적인 도심형 뉴타운으로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과 지하철 2 · 5호선 신당역이 인근이다. 내년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된다.

주택시장 침체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던 뉴타운 분양시장은 서울 집값 상승 덕으로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흑석뉴타운 아현뉴타운 답십리뉴타운 가재울뉴타운 등에서 2769채가 일반 분양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