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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길진 칼럼] 눈썹의 관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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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얼굴을 이루고 있는 부분 중 가장 강한 곳은 어디일까. 역시 이빨(치아)인 듯 싶다. 반대로 가장 부드러운 것은 혀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갈수록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먼저 고장이 나는 곳이 바로 치아다.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만큼 고장을 일으키기 쉽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강하기 때문에 말썽이 잦기도 하다.

    치아와 가까이 있으면서 또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가장 부드럽다는 혀는 어떤가?
    일의 양(量)으로나 기능면에 있어서도 강한 치아에 비해 조금도 뒤지지 않으면서 혀는 좀처럼 고장을 일으키지 않는다.

    음식물을 씹는 저작기능에서 치아보다는 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빨이 단순히 분쇄하는 역할을 한다면 혀는 음식물을 골고루 배분해서 전체적으로 잘 씹히도록 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저작능력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강한 것이 부드러운 것만 못하다’는 경고가 혀와 이빨의 능력(?)을 통해 그럴듯하게 입증된다고나 할까.

    얼굴 중 입은 말하고 먹는 일을 하는데 역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코 역시 냄새를 맡고 호흡기능을 하는 요체가 된다. 귀는 듣는 기능 외에 인체의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눈의 역할은 말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중요하다.

    오직 하나, 눈썹은 무슨 역할을 감당하는 걸까?
    눈을 보호하는 일을 한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미심쩍기 그지없다. 얼마 안 되는 터럭으로 눈에 들어가는 각종 오물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게 틀림없다. 더구나 햇빛에 부신 눈을 가려주는 일도 눈썹보다는 손이 더 잘 해낸다. 이것저것 따져보아도 눈썹의 역할은 거의 없다는 게 정설인 듯싶다.

    그러면서도 눈썹은 얼굴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가장 강하고 일을 많이 하는 이빨이 가장 어둡고 습기 차며 제일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말이 안 될 정도로 눈썹은 지나치게 대우(?)를 받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한다.

    거의 아무것도 안하면서도 거액의 보수를 받고 있는 ‘우리 과장님’ ‘우리 부장님’ ‘우리 이사님’ ‘우리 전무님’은 아무리 봐도 얼굴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눈썹’과 같은 인물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없어도 될 듯한 사람’이 회사 내에 있다고 믿는 게 보통이다. 특히 직급이 높은 사람들 중에 그런 분들이 있다고 이빨이나 코․눈․귀 같은 사람들은 믿는다.

    관상을 보는 사람들은 코․귀․입․눈 등을 조목조목 따져 전체의 조화를 통해 개인의 명운(命運)을 점쳐 준다. 하잘 것 없는 듯한 눈썹이 또 관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아무리 이목구비가 반듯해도 눈썹이 마땅찮으면 관상점수는 낙제점을 면키 어렵다. 반대로 이목구비가 다소 빈약해도 눈썹이 그럴듯하면 후한 점수를 얻기가 십상이다.

    아무 일도 안하면서도 한 부서내의 공과를 한 몸에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과장이요 부장이며 이사이고 전무이다. 눈썹이 없는 얼굴을 상상해 보면 쉽게 납득이 간다. 할 일이 없다고 눈썹을 깡그리 없애버린다면 우선 대인(對人)관계에서 치명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무슨 불치의 병을 가진 사람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예나 지금이나 여인네들의 화장에 있어 맨 마지막 치장하는 부분이 눈썹이다. 제아무리 다른 부분의 화장을 잘했다고 해도 마지막으로 눈썹을 시원찮게 그리면 얼굴 전체가 엉망이 되게 마련이다.

    가치관의 차이에 따라 사람의 크기와 역량이 가늠된다는 것은 일반적인 얘기이다.
    「인(人)이 인아(人我)면 아인(我人)이요, 불인(不人)이 인아(人我)면 아불인(我不人)이다.」
    (사람이 나를 사람이라고 하면 나는 사람이요, 사람이 아닌 사람이 나를 사람이라고 하면 나는 사람이 아니다.)

    이른바 ‘된사람’과 ‘안된(덜된) 사람’의 차이는 남이 나를 보는 기준에 따라 판가름 나는 것이다. 스스로가 ‘알찬’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마침내 ‘성취’할 때 비로소 사람들은 나를 사람으로 본다. 제 힘만 믿고 다른 이들을 깔아뭉개는 행위는 몰상식하고 무지한 소치에 불과하다.

    막히면 돌아가고 차(滿)면 머물고 두드러진 곳은 깎아내면서 흐름을 멈추지 않는 물의 힘과 속성을 가져야 한다. 강하지만 쉽게 망가지는 이빨이 눈썹을 비웃지만, 결국은 눈썹의 위대한(?) 상징성을 따르지는 못한다.
    말이 되어 나오기 위해서는 혀의 기능이 절대적이다. 그러면서도 혀가 말한다고 하지 않고 입이 말한다고 한다. 이빨이 모든 것을 씹는다고 믿지만 사실은 혀의 조화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물처럼 부드러운 혀. 그래서 가장 빨리 사그라질 것 같은 부분이지만 가장 오래 버티는 부분이 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말없이 노력할 때, 그리하여 자신을 채워갈 때 마침내 목표에 닿을 수 있는 것이다.(hoo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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