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제지업체 페이퍼코리아가 소액주주들의 적대적 인수 · 합병(M&A)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의결권이 제한됐던 대주주 지분을 코스닥기업 버추얼텍에 매각키로 했다.

페이퍼코리아는 대주주 글로벌피앤티(GPT)가 보유한 회사 지분 25% 가운데 15%를 2대주주인 버추얼텍에 매각키로 했다고 19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버추얼텍은 페이퍼코리아 지분 2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2002년 말 워크아웃 상태였던 페이퍼코리아(옛 세풍제지)의 지분 38%를 인수했었던 버추얼텍은 2006년 GPT에 페이퍼코리아 지분 25%를 팔았다가 이번에 다시 매입하게 된 것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코리아지배구조개선투자조합이 지난해부터 페이퍼코리아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을 압박해왔다. 이들이 보유지분을 최근 15.54%로 늘리며 공격 강도를 높이자 GPT 지분을 우호세력인 버추얼텍에 넘겨 의결권을 되살린 것이다. 법원은 지난해 GPT의 페이퍼코리아 보유주식은 사실상 회사 돈으로 인수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페이퍼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의결권이 있는 우호지분이 40%를 넘어 사실상 경영권 분쟁은 끝났다"며 "경영권을 안정시키고 회사 영업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코리아지배구조개선투자조합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자사주와 같은 GPT 지분을 넘긴 것은 의결권이 제한돼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할 뜻을 밝혔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