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를 예방하기 위해선 아시아통화기금을 만드는 등 아시아 경제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질서 재편을 논의하기 위해 18일 서울 하얏트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회의 참가자들은 아시아 국가들만의 '금융 방파제'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공동의장인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금융위기를 맞은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투자했던 자금을 급히 회수하는 바람에 아무 문제가 없었던 동아시아 국가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위기를 맞았을 때 유동성을 공급하는 아시아통화기금(AMF)을 만들고 역내 채권시장을 육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아시아 경제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 그룹 회장은 "아시아의 과잉 생산과 서구사회의 과잉 소비가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며 "이제 아시아가 좀더 소비하고 서구가 좀더 저축하는 식의 역할 조정이 필요하며 국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할 때 아시아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위기 극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키에트 시티아몬 태국 통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런던에서 열린 G20 회의 참가국 중 17개 국가가 최근 47개의 보호무역 조치를 추가했다"며 "주요 국가 지도자들이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계경제포럼은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로 매년 다보스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동아시아회의는 세계경제포럼이 운영하는 지역 포럼 중 하나로 19일까지 열린다. 이번 회의에는 한승수 국무총리,호앙 트엉 하이 베트남 부총리 등 국내외 400여명의 정 · 재계 지도자가 참석하고 있다.

부대 행사로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조현상 효성그룹 전무 등 주요 그룹의 2세 경영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차세대 리더 포럼'도 개최됐다. 이 행사에 참석한 25명의 차세대 경제계 리더들은 주요 글로벌 기업 CEO(최고경영자),정치인들과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송형석/박동휘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