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이 후배들을 돕는 전부가 아닙니다. 정작 필요한 것은 친구 같은 선배의 따뜻한 한마디죠."

김정수 연세대 상경대 동창회장(제이에스앤에프 회장)은 "올해 신입생과의 학번 차이가 40년이나 나지만 지난 1월 상경대 학생들과 함께한 1박2일간의 제주도 MT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동네 형'처럼 후배들과 함께 있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실패와 성공을 반복했던 내 삶의 이야기를 들은 후배들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흐뭇하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경영학과 69학번인 김 회장은 2007년부터 연세대 상경대학 동창회장을 역임하며 동문 후배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박상용 경영대 학장과 함께 '2009 연세대 경영대학 윈-윈 동문 멘토링 프로그램'을 출범시킨 김 회장은 "부모님 말은 안 들어도 선배 말은 잘 듣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고 멘토링 프로그램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80여명의 동문과 400여명의 신입생 전원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멘토링으로 동문 2~3명과 신입생 10여명이 한 팀을 이뤄 정기적인 만남을 가진다. 올해는 특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임주재 한국주택공사 사장,허용석 관세청장,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권승화 한영회계법인 대표이사 등 유명 동문들이 적극 참여했다.

김 회장은 2000년부터 15억원의 기금을 출연해 'JSC(주니어 스칼라클럽)'를 만들어 후배들을 돕고 있다. 상경대학 신입생 중 1년에 20명씩 선발해 경영 · 경제 · 인문사회 분야의 뛰어난 학자를 배출하기 위한 장학금으로,이 장학금을 받은 경영학과 졸업생 정혜진씨가 뉴욕대 재무관리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올해 처음으로 교수(KAIST 경영전문대학원)에 임용되는 성과를 거뒀다.

김 회장은 학생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관련,"쌓인 기금의 이자 수입만으로는 장학재단을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뒤 "올해 처음으로 1만명의 동문이 참여하는 '하루 1000원 기부운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6억원을 만든 만큼 언젠가는 상경대학 모든 입학생의 학비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특히 "단순히 장학금을 주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된다"며 "졸업 후 후배들에게는 두 배로 갚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응원단장 출신이기도 한 그는 "대수롭지 않아 보여도 자신만의 관심 분야에 매진한다면 어느새 성공한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평생 싫증나지 않고 재미있게 할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이 운영하는 ㈜제이에스앤에프는 봉제완구업체로 제주 중문단지 내 테디베어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