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에서 가장 강력한 테마는 '정부의 정책결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주식시장이 출렁거린다'는 말까지 시장에 나돌 정도로 새로운 정부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관련 종목들 주가는 일제히 급등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개인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자들까지도 관련 종목 찾기에 여념이 없다.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생활 자전거 정책'은 정책 테마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밖에 원자력·풍력, 4대강 정비사업, 발광다이오드(LED)교체, 출산장려 사업 등도 주가에 강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요트와 현대라이프보트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하이쎌도 요즘 잘 나가는 정부정책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마리나 항만법'을 계기로 해 요트마리나 사업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까지 나서고 있어 마리나 항만 개발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의도 요트마리나 민간사업 참여 검토 중"

하이쎌은 12일 "2010년 4월 개장하는 여의도 요트마리나에 관련 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할 민간사업자를 공모하고 있다"며 "이 사업에 참여할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뒷편에 조성될 예정인 요트마리나는 수역면적 1만4600㎡, 육상면적 9500㎡ 규모로, 약 90척의 요트가 정박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의도 요트마리나 조성사업이 증시에서 커다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지난 4월말 국회 본회를 통과한 '마리나항만 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마리나 항만법'을 계기로 마리나 사업이 활성화 될 것"이라며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마리나 항만 개발에 필요한 예산확보 및 민간자본 유치가 본격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정책 차원에서도 지원이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애널리스트는 "하이쎌 등 마리나 사업에 진출할 경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으로 앞으로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마리나 사업에 정부가 육성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종합 해양레저시설 '마리나 항만'

마리나항만은 오락용 보트류를 위한 계류시설과 수역시설을 비롯해 이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 시설을 갖춘 종합적인 해양레저시설을 말한다. 예를들면 보트선착장과 호텔맨션, 클럽하우스, 쇼핑센터 등이 주요 시설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리나시설은 방파제 등 외곽시설, 항로와 정박지 선류장 등 수역시설, 안벽과 부잔교 계선부표 등 계류시설, 도로와 주차장 등 임항교통시설 등이 기본시설이다. 또 보트창고 등 보관시설을 비롯해 급유 및 급수시실 등 보급시설, 대합실과 매표소 등 여객시설 등은 기능시설로 분류된다. 캠프장, 수족관, 숙박시설 등은 서비스 편의시설이다.

또 마리나 항만법은 국가차원의 마리나 항만 기본 계획 및 사업계획 수립, 마리나 항만의 관리 및 운영, 사업시행자 지정, 마리나 항만의 관리, 마리나 산업단지 조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해양레저산업 겨냥해 현대라이프보트·바다중공업 등 잇단 인수

하이쎌은 해양레저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노리고 2008년 3월 국내에서 유일하게 구명정과 특수선박을 제조하는 현대라이프보트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어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 조선기자재 업체인 바다중공업과 당시 디자인 전문회사였던 에이치엘비(옛 이노GDN)를 잇따라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현대라이프보트는 1975년 현대그룹 계열사인 경일요트로 설립된 회사다. 1980년까지 요트를 제조해 오다 현대정공과 합병한 이후 2000년에 분사했다. 현재 주요 매출처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등이다.

하이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해양레저도시를 꿈꾸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많다"며 "해마다 세계 해양관광산업 규모가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해양관광 인구도 큰 폭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해양레저 관련산업에 투자하면 고부가가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다를 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들이 해양레저 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해양레저 산업을 통해 이른바 '부자 마케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2008년 당시 해양관광레저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입키로 결정한 바 있다.

해양레저산업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2008년 9월 경인운하가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고, 새만금 및 평택호 대규모 레저단지 조성계획과 동서남해안권발전 특별법의 시행 등이 잇따라 발표됐기 때문이다.

하이쎌이 또 작년 8월 인수(지분 55%)한 바다중공업은 1992년 설립된 갑판기기 및 선박철의장과 기타 자동화 설비를 만들고 있다. 또한 구명정 진수장치인 주력제품 데빗(DAVIT)을 한진중공업 등에 납품중이다.

◆자회사 현대요트 '굿'…국내 최초 세일링요트 출시

하이쎌의 자회사 현대요트는 최든 레이싱용 세일링요트 'ASAN R26'을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해 출시했다. ASAN R26은 길이 8.0m, 폭 2.1m, 깊이 2.02m로 3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다. 현대요트는 경기도, 충청도, 경상남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치한 국제 대회용으로 이 요트의 납품을 추진중이다.

도순기 현대요트 대표는 "경기용 요트는 오직 속도를 고려해 제작한 것으로, 국내 요트경주 대회뿐 아니라 해외 요트경주 대회에도 납품할 수 있도록 해외 에이전트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요트는 또 송도국제도시를 건설중인 포스코건설로부터 리버크루즈의 계류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마리나에 관한 디자인·설계와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일괄 수주한데 이어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내 관광선도 수주한 바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메가요트 설계회사인 프랑스 VPLP社와와 기술제휴 및 공동 마케팅 협약을 맺어 주목을 받고 있다. VPLP社는 열려진 공간과 바다의 경관을 중시하는 설계 개념으로 70~230피트 규모의 초호화, 대형 카타마란과 경기용 브왈리에를 설계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