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국가 안보를 정략도구로 이용하려는 발상이 감지된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는 11일 김대중평화센터가 주관한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특별강연'에 앞서 배포된 개회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 전 총리는 특별강연회의 행사위원장을 맡았다.

한 전 총리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쳐 한반도에 화해협력과 평화를 정착시켰다"며 "그러나 민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믿음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강산 관광 중단과 개성공단 폐쇄 위기, 남북 간 교류와 이산가족 상봉 단절 등을 언급했다.

한 전 총리는 특히 "핵과 미사일이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고, 증오와 불안을 부추겨 안보를 정략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위험한 발상도 감지되고 있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전쟁은 대안이 될 수 없다. 전쟁은 한반도에 공멸의 재앙을 가져올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쟁의 공포가 없는 세상, 공권력에 더 이상 스러지는 국민이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지 않으면 민족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며칠 전 6.15 공동선언의 계승자였고 민주주의와 평화의 길을 함께 걸어왔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었다. 침통하다"면서도 "암울한 현실에 한숨짓고 자책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오늘의 상황이 너무나 엄중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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