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자동차 고유모델 1호 '포니1'이 박물관 유물 대열에 합류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은 최근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각 시기를 대표하는 생활사 자료 91건 620점을 구입하면서 1978년식 '포니1 픽업'을 소장하게 됐다고 9일 밝혔다.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에 사는 윤대진씨(72)로부터 구입한 '포니1 픽업'은 1978년 윤씨가 직접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가서 산 이래 31년 동안 보유해왔다.

제너레이터(발전기)와 후시경 등 일부 부품만 교체했을 뿐 구입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또 소장자인 윤씨가 자동차를 사면서 지출내역과 함께 포니1을 샀다고 기록한 가계부,포니1 구입 당시의 취급설명서와 신문 광고 등도 함께 보관하고 있어 자료적 가치가 크다고 덧붙였다. 원형과 희소성을 모두 갖춘 실물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포니1은 국산 자동차의 고유모델 1호품이라는 점과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열어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 중요한 자료라는 점을 중시하고 2007년부터 매입을 시도했지만 원형과 희소성 등의 문제로 구입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현재 남아있는 포니1 모델의 수가 워낙 적은 데다 수리한 흔적이 많아 원형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구입한 포니1에 대해서는 자동차 전문가 백중길씨가 감정한 결과 "소장자가 구입 당시부터 지금까지 소유하면서 원래의 모습을 온전히 간직한 사례는 매우 희귀하다"고 평가했다고 박물관은 전했다.

이번에 구입한 포니1은 현재 조성 중인 박물관 야외전시장 근 · 현대 거리에서 내달 말부터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포니1은 1975년 12월 본격 생산을 시작해 이듬해 2월부터 출시된 이래 1982년까지 29만7903대가 생산됐으며,시판 첫해에 10만726대가 팔려 국내 승용차 시장의 43.6%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포니1과 함께 한국병합 기념장 · 기념엽서를 비롯한 경술국치 관련 자료,한국 최초의 호텔인 손탁호텔 전경이 들어간 크리스마스 카드,영화포스터 · 이불 · 도강증 · 삐라 등 한국전쟁 관련 자료,평화시장 상표를 부착한 1960년대 복식,올림픽복권을 비롯한 서울올림픽 관련 자료 등도 구입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