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큰손' 투자자들이 코스닥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도우미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전망을 밝게 보고 안정적인 수익성 부동산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코스닥기업이 내놓는 본사 사옥 등의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원매자가 없어 마음고생이 심했던 코스닥 기업 입장에서는 든든한 '원군'이 생긴 셈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처분하는 사옥 등의 유형자산을 개인투자자들이 매입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핸디소프트는 최근 차입금 상환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415억원에 달하는 강남구 역삼동의 본사사옥 등을 개인투자자 C씨에게 매각했다.

비트컴퓨터도 163억원에 달하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토지 및 건물을 개인투자자 R씨 외 1인에게 팔았다.

유티엑스도 차입금 상환을 위해 34억원 규모의 서울 금천구 소재 본사 토지 및 건물을 개인에게 매각했다.

2분기 들어 이날까지 총 9건(1156억원)의 코스닥기업 유형자산 처분공시가 나왔으며,이 중 8건(993억원)이 차입금 상환 등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매각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기침체에 따른 사실상 경영위기가 심각했던 올 1분기보다 많은 규모다. 1분기 체결된 유형자산 처분건수는 17건(2131억원)으로 2분기보다 많지만 이 중 경기도 동탄신도시 및 서울 마곡지구 개발로 인해 자산을 강제로 수용당한 경우 등을 제외한 순수한 의미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된 유형자산은 5건(696억원)에 불과하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그간 매수자가 없어 기업들이 자산을 처분하기 힘들었지만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개인 큰손들의 오피스 투자에 관심이 높아졌고 일부는 실제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서울 '알짜'지역에 위치한 오피스에 한정돼 있어 코스닥기업 구조조정 전반에 핵심적인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