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팀장급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좌'를 개설한다. 단순히 물건만 파는 백화점이 아니라 '문화백화점'으로서 창의력 높은 문화마케팅을 전개하는 데 인문학을 접목하겠다는 시도여서 눈길을 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대 인문대의 'AFP(Ad Fontes Program)' 강좌를 유치,오는 13일부터 소공동 본점 교육장에서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Ad Fontes'는 라틴어로 '처음으로' '원천으로'라는 의미로,서울대 인문대가 2007년 최고경영자(CEO)와 사회지도층 인사를 대상으로 개설한 인문학 최고지도자 과정이다.

'서울대 AFP-롯데백화점 인문학 과정'은 8주 과정으로 오는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6시간씩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된다. 20여명의 인문대 교수들이 문학 · 역사 · 철학 · 예술 전반을 강의하며,이철우 대표와 신영자 사장(신격호 롯데 회장의 장녀) 등 경영진도 모두 참여한다.

국내 기업으론 처음인 임직원 대상 '인문학 과정'은 평소 인문학적 소양을 중시해 온 이철우 대표의 끈질긴 '구애'로 성사됐다. 'AFP 1기'를 수료한 이 대표는 직접 서울대를 여러 차례 찾아가 특정 기업 대상의 강좌 개설에 부담을 느끼는 인문대 교수진을 설득했다. 이 대표는 "장차 백화점을 이끌어갈 지도자들은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감성 리더십과 인문학의 폭넓은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