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 경기는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롯데가 올 시즌 왜 꼴찌에서 헤매는지 보여준 사례였다.

전날 SK 와이번스에 이기면서 6연패를 끊은 롯데는 이날 두산전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보였다.

상무에서 제대하고 나서 올해 복귀한 박정준이 2회 초 3점 홈런을 날리고 4회에도 이대호의 희생타로 1점을 더하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주도했다.

손민한 등이 빠지면서 구멍 뚫린 롯데 선발투수진에서 그나마 에이스 역할을 해준 조정훈도 6회까지 두산 타자를 압도하면서 무실점으로 막고 있었다.

그러나 한 번의 위기에 롯데 투수진은 와르르 무너져 내릴 만큼 허약했다.

5-0으로 앞서던 7회 말 조정훈은 4번 타자 김현수와 이성열에게 잇따라 안타를 맞고 나서 최주환의 몸 맞는 볼로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구위가 떨어진 조정훈을 다시 한 번 믿었다.

그러나 더블플레이가 될 수 있었던 용덕환의 3루수 앞 땅볼을 이대호가 가랑이 사이로 놓치면서 2점을 내줬다.

이어 오재원, 임재철에게 볼넷으로 밀어내기 점수마저 준 뒤에야 조정훈은 오병일로 교체됐다.

다른 팀 같았으며 이미 투수 교체가 이뤄졌을 만한 상황이었지만 뒤늦게 투수를 교체하면서 대량 실점을 하게 된 것이다.

이어 나온 중간계투 오병일도 불을 끄지 못했다.

오병일은 나오자마자 볼넷으로 밀어내기 점수를 주고 김현수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맞으면서 2점을 더 줬다.

한 회에 6점을 내주면서 쉽게 이길 수 있던 경기는 역전이 됐다.

롯데는 이후 애킨스와 나승현 등이 각각 1점씩을 더 주면서 연장 11회 끝에 7-8로 역전패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상대팀에게 득점 기회를 너무 많이 줬다"며 아쉬워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