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의 일이다. TV업계 점유율을 파악하는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서 자료가 발표됐다.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LG전자.세계 LCD(액정표시장치) TV 시장에서 3위였던 LG전자가 일본 소니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2등 자리에 오른 것뿐만 아니라 LG전자는 점유율도 지난해 4분기보다 높이며 소니를 뛰어넘었다. 점유율 상승은 TV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휴대폰과 가전 등 모든 분야에 걸쳐 LG 각 계열사들은 불황을 모르는 '불황불패' 선전을 펼쳤다.


◆스칼렛 LCD TV

불황 속에서 빛난 LG 히트상품의 대표작은 '스칼렛'LCD TV다. 42인치(107㎝) 47인치(119㎝) 2종으로 선보인 이 제품(모델명 LH70)은 두께가 각각 39.7㎜와 40.9㎜에 불과한 초박형이다. 1초에 120장의 영상을 전송하는 120Hz 기술을 사용해 LCD TV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오던 잔상효과를 없앴다. 또 선명한 자연색을 구사할 수 있도록 '컬러 디캔팅'기술을 적용했다. 무선 블루투스 기능을 내장해 이 기능이 들어있는 휴대폰과 노트북의 사진,동영상을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서도 TV로 전송해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다.


◆휘센 에어컨

휘센 에어컨의 역사는 41년 전인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엔 생소했던 창문형으로 에어컨 사업을 시작해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누적판매 1억대를 넘어섰다. 올해는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에어컨 매출이 늘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엔 전년동기 대비 판매량이 60%나 늘기도 했다. 올해 전략제품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을 형상화한 '시크릿 아트 컬렉션'.최고급 모델인 '포에버 와인 드레스'는 전면 패널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활용한 조형작품을 더해 입체감을 높였다.


◆스팀세탁기

뜨거운 증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와 만든 스팀드럼 세탁기는 현재 전세계 45개국에서 판매되는 LG전자의 효자상품이다. 올 연말께 150만대 판매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스팀세탁기는 드럼세탁기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시장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 제품의 핵심은 '듀얼분사 스팀방식'으로 고농도의 세제수와 수증기를 분사하는 것.이 기술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스팀으로 제거하는 '알레르기 케어'로 진화해 세탁기에 적용되고 있다.


◆쿠키폰

쿠키폰은 풀터치폰의 대중화를 이끈 제품이다. LG전자는 기존 풀터치폰보다 최대 20만원이나 저렴한 59만원대에 제품을 내놔 인기를 끌었다. 플래시 기반 대기화면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해 자주 사용하는 기능의 바로가기 아이콘을 설정해 쓸 수 있다. 자주 연락하는 8명을 아이콘 형태로 설정해 통화나 문자메시지 전송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이 제품은 출시 5개월 만인 지난 4월 기준 전세계에서 200만대 이상 팔려나가며 인기몰이를 했다.


◆아이스크림 미니노트북 X120

아이스크림 미니노트북으로 불리는 '엑스노트 미니 X120'은 LG전자 미니노트북의 대표모델이다. 이 제품이 출시된 것은 지난 3월.전원 버튼을 눌러 부팅하지 않아도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즐길 수 있다. 키패드 좌측 상단에 있는 '스마트 온' 버튼을 누르면 7초 내에 메뉴판이 떠 이동 중에도 웹검색과 음악감상, 채팅까지 할 수 있다.


◆세계 최박형 LCD 패널

LG디스플레이는 500원짜리 동전 지름의 4분의 1도 채 안 되는 세계 최박형 TV용 LCD 패널을 개발했다. LED(발광다이오드) 후면광원을 적용해 두께를 5.9㎜로 줄인 것.무게도 가벼워 브라운관(CCFL) 제품에 비해 절반(42인치 기준 6.1㎏)에 불과하다. 풀HD(초고화질) 화면으로 자연에 가까운 풍부한 색상을 볼 수 있다.


◆데이콤 'myLG070'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 'myLG070'은 지난 4월 말 기준 가입자 수가 150만명을 넘어섰다. 유선전화에 비해 요금이 저렴하고 영상통화도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다. LG데이콤은 최근 KB국민은행과 제휴해 인터넷 전화로도 폰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영상을 이용해 폰뱅킹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화학의 PVC

LG화학의 대표적인 생산제품은 PVC(폴리염화비닐)와 ABS(아크닐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다. 지난해 PVC 부문의 매출은 1조6000억원,ABS 부문은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두 제품의 매출 총액은 작년 회사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