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협대표단 내주 카타르 방문

최악의 위기에 빠진 쌍용자동차에 중동자본이 수혈될지 주목되고 있다.

아직 하나의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최근 방한한 카타르 왕세자가 자국의 자동차산업 육성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한 데 이어 우리 정부 대표단이 내주 현지를 방문해 카타르 자본의 국내 유치 등 경제협력 방안을 다룰 예정이기 때문이다.

2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동근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을 대표로 하는 지경부 관계자들은 산업은행 관계자들과 함께 내주 카타르를 방문해 카타르 자본의 국내 투자유치 문제와 경제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5일에는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왕세자가 한국을 찾아 이명박 대통령과 한승수 총리 등을 예방해 양국 간 경협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타밈 왕세자는 이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에 대규모 투자 준비가 돼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에 투자 유망분야를 검토할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해 관련부처 간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자국의 제조업 가운데 자동차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의지를 우리 측에 강하게 밝혔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현재 세계 금융위기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중동 및 중화자본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는 각종 협력 프로젝트와 함께 인수.합병(M&A) 물망에 오르는 국내 기업들을 카타르 측에 소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가 소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쌍용차가 중동지역에서 수요가 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전문기업의 성격이 강한데다 카타르의 경우 기술유출 논란 가능성이 작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중동계 자본 가운데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술탄 빈 반다르 알 파이살 왕자가 이끄는 그룹텍 사우디가 2004년 쌍용차 매각과정에서 채권단에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의 대주주가 여전히 중국 상하이차이고, 쌍용차가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 때문에 카타르 자본이 입질할 지는 미지수다.

정부 당국자는 "자동차산업 육성을 강하게 원하는 카타르 측 입장으로 볼 때 재무적 투자자보다는 전략적 투자가가 될 수 있다"며 "여러 가지 난점이 있는 상황이지만 카타르가 국제입찰 때 컨소시엄 등을 구성해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