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포옹이 새로운 인사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미 뉴저지주(州) 몬트베일 소재 파스칵 고등학교의 복도는 매일 오전 7시면 서로 안으며 아침인사를 하는 학생들로 북적인다.

가장 인기있는 포옹은 서로 꼭 껴안는 '베어 허그'(bear hug)다.

또 남학생이 팔꿈치를 쑥 내민 채 어색하게 여학생을 안는 '베어 클로'(bear claw)도 있다.

서로 등을 맞대고 안는 자세의 '셰이크 앤드 린'(shake and lean)과 세 명의 남녀학생이 한 번에 껴안는 '트리플'(the triple)도 인기를 얻고 있다.

파스칵고 3학년생인 대니 슈나이더는 "우리는 (포옹을) 싫어하지 않는다. 단지 사이좋게 안을 뿐이다"라면서 "남자끼리라도 상대방이 마음에 들면 기꺼이 포옹한다"고 말했다.

흔히 포옹이라고 하면 남녀 사이의 로맨틱한 행위를 떠올리지만 이곳 학생들에게 포옹은 사회적 인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그러나 뉴저지의 힐스데일고나 오리건의 벤드고 등은 성추행과 부적절한 접촉으로 인한 소송, 복도 혼잡과 지각 등을 우려해 포옹을 금지했다.

악수에 익숙한 부모세대 역시 자녀의 친밀한 인사법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11살과 16살 난 아들을 둔 학 학부모는 "안녕이란 말도, 웃지도, 손을 흔들지도, 하이파이브하지도 않은 채 단지 안는 인사법을 보면 내가 낯선 나라에 온 관광객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또 일부 포옹을 꺼리는 학생들이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 맨해튼 소재 피오렐로 H.라과디아고 1학년생인 가브리엘 브라운은 "만약 누군가가 절대 포옹을 하지 않는다면 그 학생은 다른 학우들에게 이상하고 특이한 사람으로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학자들은 부모들의 엄격한 관리아래 자라는 10대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서로 더 협력적인 반면 덜 냉소적이고 집단에 더 충성적이라며 지난 70년대 이후 계속돼온 형식 탈피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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