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에 이어 GM의 파산보호 신청이 임박한 가운데,이현순 현대 · 기아자동차 부회장(사진)이 소형차 개발과 판매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큰 차' 위주로 생산하다 몰락의 길을 걷게 된 GM과 크라이슬러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은 28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09'에서 '자동차산업,위기냐 기회냐'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저렴하고 고연비를 낼 수 있는 소형차로 경기 침체를 정면 돌파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대 · 기아차의 소형차 비중이 올 1분기 기준으로 55%로 확대됐다"며 "이는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폭스바겐(60%)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향후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보다 동유럽 인도 중국 남미 등 신흥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신흥시장에 5개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갖고 있는데 조만간 러시아와 브라질에 공장 두 곳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내년 글로벌 생산능력이 연간 6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소형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카와 같은 친환경차 부문에서 글로벌 선두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그는 "지역별로 특화된 차량을 많이 내놓겠다"며 "2012년엔 소형차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기술과 인텔리전트 기술을 접목한 차를 양산해 도요타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차에 탔을 때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감성 엔지니어링을 집중 연구 중"이라며 "기본 방향은 현대차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기아차에 역동적인 이미지를 각각 심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