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 신청 기한이 오는 29일 6시로 마감되는 가운데 28일 오전10시까지 단 하나의 학교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시교육청 학교설립기획과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청 학교는 하나도 없다”며 “내일 마감시간까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신청율이 낮은 이유는 학생 선발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시교육청은 앞서 자율형사립고 신청 접수 공고를 통해 학교법인의 재단전입금 비율을 연간 등록금 수입의 5%로 정하도록 했지만 학생 선발 방식은 결정하지 않았다.교육과학기술부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전원 추첨 선발’ 등 학교들의 선발권을 크게 제약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자율형사립고를 신청하려 했던 학교들도 속속 신청을 포기하는 양상이다.자율형사립고 신청을 검토했다가 포기한 서울 관악구의 D사립고교 관계자는 “학생을 추첨으로 선발한다면 그냥 평준화 체제로 남아있는 게 낫다”며 “굳이 등록금을 올리고 재단에서 해마다 수억원씩 학교에 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자율형사립고는 이명박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정부는 올 상반기 중 30곳,2012년까지 전국에 100곳의 자율형사립고를 지정할 계획이다.인구 비율로 따질 경우 서울에서 올 상반기에는 최소 7~8곳,2012년까지는 최소 25곳의 자율형사립고가 나와야정부의 ‘목표치’를 맞출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되면 수업료를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현재 일반 사립고교의 등록금은 연간 140만원 수준이다.또 교육과정의 50%를 학교장이 재량껏 결정할 수 있어 보다 자유로운 학교 운영이 가능하다.예·체능 등 특수교육을 담당하는 산학겸임교사를 전체 교사 정원의 3분의 1까지 채용할 수 있다.한 번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되면 5년간 운영되며 5년 후에는 교육감 심의와 학교 평가 등을 거쳐 5년 단위로 연장하게 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자율형사립고 추진 일정>
5월29일까지 ; 신청서 접수
6월 중순 ; 교육위원회 사전보고
6월말 ;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 심의
7월초 ; 교육과학기술부 사전협의 실시
7월 중순 ;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지정
7~8월 ; 신입생 모집요강 승인
11월 ; 학생 선발
2010년3월 ; 지정·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