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증권사 영업직원 이모 대리(36)는 요즘 월말 성과급 지급일을 앞두고 콧노래가 절로 난다.

지난 4월 주식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약정 수수료 수입 목표를 초과 달성해 월급보다 많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대리는 "올들어 주식시장이 급등양상을 펼치면서 어느정도 손실을 회복한 고객들이 4월달에 그 어때 보다 활발한 거래를 했다"면서 "하루 약정목표는 고사하고 1000만원 채우기도 힘들었던 지난해를 생각하면 지금은 천국이나 진배없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4월들어 손실을 보고 숨죽여 왔던 휴면 계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기존에 매수한 종목을 팔고 새로운 종목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는 것.

실제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주식거래 대금도 급증해 왔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월별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4월에 200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 이달들어 2개월째 10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5월 중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6399억원으로 전달에 세운 사상최고치(10조5845억 원)를 갈아치웠다. 고객예탁금 역시 15조3782억원으로 1월보다 5조4000억원 정도 늘어났다.

거래대금 증가는 곧바로 증권사 이익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증권사 직원에 대한 성과 보상으로 귀결된다. 이렇게 약정금액 초과달성으로 거액의 인센티브를 받게 된 증권사 영업직원들이 표정관리에 애를 먹고 있는 것.

Y증권사 한 지점 간부는 "보통 인센티브를 받는 직원이 한달에 2~3명 밖에 안됐는데 이달 지급된 4월 성과급은 신입사원까지 받아 갔다"면서 "베테랑 직원의 경우 최대 6000만원까지 챙긴 경우도 있다"고 귀뜸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보통 거래대금이 순식간에 폭등하는 경우는 지수가 단기 고점인 경우가 많았다"면서 "실제 5월들어서는 지수가 1400대에 머물면서 고객들의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어 성과급 잔치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