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주요 외신과 방송들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을 "영광과 좌절을 급격하게 오간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았다"며 "휴일 오전부터 한국인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인권 변호사 출신의 노 전 대통령이 부패 척결을 약속하며 2003년 대통령에 취임해 한때 한국의 밝은 태양으로 비쳐졌지만 결국 부패 스캔들로 점철된 끝에 자살했다"며 "그의 임기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았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한국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며 "노 전 대통령과 그 가족이 연루된 뇌물 스캔들은 그가 갖고 있던 '클린' 정치인 이미지에 오점을 남겼다(tainted)"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한때 깨끗한 정치로 존경을 받았던 노 전 대통령이 재임시 기업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고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구글 뉴스도 노 전 대통령 서거를 톱 뉴스로 다뤘다. 독일 DPA통신과 CNN방송도 긴급 속보로 노 전 대통령 관련 뉴스를 다뤘다.

일본과 중국 언론들도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노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시 외곽 자택 인근 산에서 추락,숨진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한국의 정치문화와 비극'이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 역대 대통령들이 퇴임 후 구속되거나 가족들이 수뢰 혐의로 처벌받은 사실을 상세히 보도했다. 중국의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와 텅쉰,시나닷컴,서우후닷컴 등에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대부분 머리기사로 올랐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과 아랍권 알자지라 등도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